소방관 A씨는 소방관들의 건강 문제를 이같이 전했다. 무거운 장비와 환자를 옮기며 쌓인 신체적 부담이 결국 현장 인력 공백으로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화재·구조 활동 중 다친 소방관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소음과 정신적 피로 등 건강상 위험도 확인되면서 예방부터 치료·재활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소방청의 ‘2026 소방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화재·구조 활동 중 공무상 부상을 입은 소방공무원은 382명으로 전년(309명)보다 2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화재 활동 중 부상자는 264명으로 22.8%, 구조 활동 중 부상자는 118명으로 25.5% 각각 늘었다.
구급과 생활안전 활동 등을 포함한 전체 공상자는 1271명으로 전년대비 12.0%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체 수치로는 부상은 줄었지만 화재진압 및 구조활동 중 다친 대원은 오히려 증가했다.
소방관이 마주하는 위험은 화재·구조 현장에만 있지 않다.
서울연구원이 올해 발간한 ‘서울시 소방안전사고 현황분석과 현장안전관리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소방공무원 422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재난대응 업무 중 정신적 스트레스·피로 위험에 노출됐다고 답한 비율은 72.4%, 청력 저하 위험은 66.9%로 각각 나타났다. 근골격계 부상 위험에 노출됐다는 응답도 61.2%였다.
응답자들은 장시간 현장 대기와 교대근무, 참혹한 현장 노출 등을 정신적 스트레스·피로의 원인으로 꼽았다. 사이렌·무전기·장비 작동음 등 반복적인 소음은 청력 저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거운 소방장비와 들것·환자 운반은 허리·어깨·무릎 등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체력검정 방식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왕복 오래달리기와 윗몸 일으키기 등 일률적인 체력 측정 과정에서 무리하게 한계를 넘으려다 근육 파열이나 염좌 등의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연구원은 연령과 신체 상태를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인 기록 측정보다는 실제 직무 수행 능력을 살피는 기능성 평가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방관 건강관리가 다친 뒤 치료하는 데서 나아가 예방과 회복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비와 환자를 반복해서 옮기는 업무 특성을 고려해 자세·동작 교육과 운반 작업 개선이 필요해서다. 현장 경험이 오래 쌓인 대원에게는 정밀 건강검진과 재활 지원을 병행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부상으로 인한 현장 이탈을 줄이고 숙련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김민성 국립소방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화상이나 부상처럼 겉으로 나타나는 신체적 손상보다 소방공무원들이 겪어온 마음의 어려움은 사회적으로 덜 인식돼 왔다”며 “마음과 육체의 건강이 별개가 아닌 만큼 신체 치료·재활과 정신건강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