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업체들이 등록에 따른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참여를 꺼리면서 정부의 관리체계 밖에 있는 민간 돌봄서비스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정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김건 의원실(국민의힘)이 성평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등록제 시행 이후 등록한 업체는 부산에 있는 민간업체 1곳(10월 12일 기준)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평등부는 민간 등록기관에 대한 별도 인센티브나 지원책을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내년도 예산안에도 관련 지원책을 반영할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4월부터 시행한 등록제는 일정 자격을 갖춘 민간업체가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고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기존에도 민간업체를 통한 돌봄서비스 이용은 가능했지만 정부가 일정 수준 품질을 관리해 이용자의 신뢰를 높이고 민간서비스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했다.
정부가 등록제를 도입한 이유는 꾸준히 증가하는 돌봄 수요가 배경이다. 최근 3년간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자는 2023년 12만 2729명에서 2025년 18만 3794명으로 약 50% 늘었다. 공공 아이돌봄서비스 평균 대기기간도 지난해 39.4일로 한 달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기존 민간업체를 제도권 안에서 관리해 공공에 집중된 돌봄 수요를 분산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문제는 정부가 민간업체를 유인하기 위한 적절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성평등부는 업체들에게 컨설팅이나 아동학대 대응 등 역량 확대 매뉴얼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민간 돌봄기관 소속의 아이돌봄사들에게 보수교육을 무료 지원하는 등 돌봄의 ‘질’ 향상을 보조한다는 입장이다.
민간업체들은 정부의 이같은 지원 수준으로는 추가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자료= 성평등가족부, 이미지= 생성형AI 활용 제작.)
업계에서는 지자체 등록 민간업체에 바우처를 적용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거론하고 있다. 바우처 적용 대상을 지자체 등록업체로 확장하면 이용자는 저렴한 가격에 민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업체도 신규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어 등록 유인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공 돌봄의 공급체계를 개선하는 것과 별개로 민간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아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공공 돌봄의 특성상 긴급돌봄이나 시간제 돌봄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같은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고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면 민간 업체를 활성화 해 상호 보완 효과를 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의원은 “공공 아이돌봄서비스의 장기 대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민간 돌봄서비스와의 역할 분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부실한 민간 등록기관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이용 가구의 부담을 완화해 돌봄서비스의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