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도, 시한도 쫓기는데 강압수사 논란까지 불거진 선관위 특검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23일, AM 06:00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할 특검팀 이태한 특별검사(공동취재) 2026.9.7 © 뉴스1 오대일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등 선거관리위원회의 12개 의혹을 수사하는 이태한 특별검사팀(선관위 특검)이 출범 40여일 만에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수사망을 전국으로 넓히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난이 절정에 달한 가운데, 피의자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강압 수사 논란'이 진실공방으로 번지면서 수사 동력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태한 특검은 이날 오후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을 예방해 실무 현안을 논의한다. 이 특검은 면담에서 검사 출신 수사관(4급 이상)을 포함한 회계·금융·포렌식 분야 전문 인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지난 13일 중수청에 4급 이상을 포함한 수사관 10명의 추가 파견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선관위 특검법 제7조는 특별검사가 직무 수행에 필요한 경우 공소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중수청, 경찰청 등 관계 기관에 소속 공무원의 파견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인력 파견 요청을 받은 기관장을 반드시 이에 따라야 한다. 앞서 중수청은 지난 7일자로 소속 수사관 2명을 파견했지만, 추가 파견(10명)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별검사가 관계기관장을 직접 찾아 인력 파견을 요청할 만큼 특검팀 인력난은 심각하다. 특검 파견검사 현원은 17명으로 현재까지 법정 정원(20명)을 못 채우고 있다. 반면 수사 범위는 투표용지 부족과 통계 허위 입력, 노태악 전 위원장 외유성 출장, 창고계약 특혜 의혹 등으로 넓힌 상태다. 선관위 통계 검증부터 업체 유착, 전·현직 간부의 책임 규명까지 제한된 인력으로 병행해야 하는 실정이다.

'투표자 수 선거통계 허위 입력' 의혹이 대표적이다. 특검팀은 이날까지 총 36개 시군구 선관위가 6·3 지방선거 당시 시간대별 투표자 수 선거통계를 허위 입력한 정황을 포착했는데, 압수수색 지역이 서울~제주까지 전국구다. 실제 특검팀 소속 파견검사 1명은 최근 과로로 쓰러져 병원 신세를 졌는데, 몸이 회복되지 않는 채로 복귀해 주말 근무를 이어갔다고 한다.

한정된 수사 기간도 특검팀을 옥죄고 있다. 선관위 특검의 수사 기한은 출범일로부터 최장 150일로, 아무리 늦어도 내년 2월 3일까지는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당초 이태한 특검은 이달 2일 중수청이 문을 여는 즉시 인력 파견을 요청할 계획이었지만, 김지용 중수청장의 인선 절차가 2주가량 늦어지면서 특검팀의 인력 확보도 덩달아 밀렸다.

문제는 인력을 내줘야 할 중수청도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점이다. 중수청은 정원 2874명 중 1900명(충원율 66.1%)으로 출범했다. 수사관 3명 중 1명이 공석인 채로 쏟아지는 고소·고발과 공소청이 넘긴 인지사건을 수사할 판이다. 이 중 선관위 특검이 요청한 4급 수사관의 현원은 50명으로 정원(221명)의 22.6%에 그친다. 중수청의 인력 파견이 제때 이뤄질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의 모습. 2026.10.21 © 뉴스1 이호윤 기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압 수사 논란도 커지고 있다. 최근 특검에서 조사를 받은 중앙선관위 소속 직원이 경기도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특검팀은 "강압 수사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고인의 조사에 입회한 변호인이 소속된 법무법인이 "짜맞추기식·먼지떨기식 수사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진실공방' 양상으로 논란이 확전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강압 수사를 둘러싼 공방과 별개로, 선관위 특검의 수사 동력 약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력난과 수사 시한에 쫓기는 특검팀이 본류 수사와 조사 과정의 적정성 해명을 병행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특검 수사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책임이 누구에게 있냐를 떠나 피의자의 안타까운 사고는 수사팀에게 심적·물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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