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A씨는 2024년 7월 31일 오전 4시 48분쯤 창원시 마산회원구 팔용터널 앞 도로에서 승용차를 몰고 메트로시티 방면으로 주행하던 중 보행자 신호가 적색인 상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B(80대)씨를 왼쪽 사이드미러로 치었다. 바닥에 넘어진 B씨는 며칠 뒤인 8월 5일 병원에서 치료중 외상성 뇌출혈로 끝내 숨졌다. 검찰은 A씨 차량 썬팅이 짙어 B씨를 발견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며 기소했다.
재판부는 “사고가 새벽에 발생했고 A씨가 제한속도를 준수하며 차량 신호가 녹색인 상태에서 주행한 반면 피해자는 보행자 신호가 적색인 상태에서 횡단보도를 건넜다”며 “운전자에게 보행자가 적색 신호를 무시하고 횡단할 것까지 미리 예견해 운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도로교통공단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운전자가 위험을 인지할 수 있었던 시점을 객관적으로 특정하기 어렵고, 사고 회피 가능성에 대해서도 단정적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짙은 선팅이 사고 원인이라는 검찰 주장도 법정 기준을 위반한 선팅이 구체적인 주의의무 위반으로 적시되지 않았고, 선팅의 짙은 정도와 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자료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사건에서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무죄로 평결했다”며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엄격한 선정 절차를 거쳐 구성된 배심원들이 토론을 거쳐 도출한 평결 결과는 최대한 존중함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차와 사람이 부딪히면 무조건 차량 측 과실로 수렴됐던 것과 달리 최근 이 같은 판례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대전지법 형사항소3-2부(부장판사 이현정)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C씨(43)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C씨는 2023년 11월 8일 오전 5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도로에서 차량을 주행하던 중 보행자 적색 신호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D씨(91)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당시 일출 전으로 어두웠고 사고 장소가 횡단보도가 아닌 차도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제한속도를 준수했더라도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에 횡단보도가 아닌 도로에서 횡단하는 피해자를 발견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검찰은 ‘C씨가 제한 속도를 위반했고 보행자 통행을 완전히 예견할 수 없는 도로가 아니었다’며 항소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만 전체적으로 어두웠으며 횡단보도 불빛으로 인해 도로를 건너는 피해자 발견이 더 어려웠을 것”이라며 “중앙분리대 부근에서 무단횡단을 시도하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재차 무죄를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