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휴일인 5일 학생들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를 걷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의 일반고에서 800명이 넘는 학생이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2026.10.5 © 뉴스1 구윤성 기자
정신건강 문제로 진료받은 아동·청소년이 지난해 4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입시 경쟁이 치열한 서울 강남구의 진료 환자는 1년 새 17.5% 증가해 전국 평균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신건강 관련 질환으로 진료받은 만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은 41만1643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37만5226명보다 3만6417명(9.7%) 증가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는 강남구의 진료 환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강남구 소재 의료기관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은 아동·청소년은 1만6805명으로 전년 1만4299명보다 2506명(17.5%) 늘었다. 강남구의 증가율은 전국 평균보다 7.8%포인트 높았다.
강남구에 이어 송파구(1만4987명), 서대문구(1만1103명), 서초구(9922명), 종로구(9307명)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의 진료 환자 수를 합하면 지난해 4만1714명으로 전년 3만7193명보다 4521명(12.2%) 증가했다. 서울 전체 자치구별 환자 수 합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3.1%에 달했다.
질환별로는 우울증과 불안·스트레스 관련 진료 환자도 증가했다. 지난해 전국 우울에피소드 진료 환자는 7만4652명으로 전년보다 8.7% 늘었다. 기타 불안장애는 6.2%,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및 적응장애는 5.6% 증가했다.
강남구는 대치동을 중심으로 대형 입시학원과 교육시설이 밀집한 대표적인 사교육 중심지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주요 요인으로 학업 스트레스와 입시 불안, 부모·또래와의 관계에서 겪는 어려움 등을 꼽는다.
강남 대치동에 위치한 한 정신과 전문의는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대표적으로는 학업적인 부분과 대인관계 문제로 인해 찾는다"며 "치열한 입시경쟁은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청소년 진료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소년들이 병원을 찾는 이유로는 "치열한 입시 경쟁으로 청소년들의 불안이 커지는 데다 외부 환경에서 비롯된 스트레스에 스스로 대처하는 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강남 3구에 진료 환자가 집중되는 데는 의료기관 접근성과 가정의 경제적 여력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청소년 진료 환자가 늘어나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는 정신과 치료가 진학이나 취업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편견이 강했지만, 최근 정신과 진료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치료 문턱이 낮아진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를 민간 의료기관의 진료에만 맡겨두기보다 학교 차원의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교수는 "정신과 치료는 치료의 일부"라며 "학교 상담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치료받는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개인별 상담과 사례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약물치료나 외래진료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학교에서도 꾸준히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강경숙 의원은 "정신과 진료를 받는 청소년이 41만 명을 넘어선 만큼, 학교의 상담과 지원체계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며 "전문상담교사를 확충하고 학교와 의료기관의 연계를 강화해,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치료뿐 아니라 학교생활에서도 지속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ina@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