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한반도 덮친 '늦더위·폭우'…이유 있었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3일, AM 07:31

[이데일리 김태섭 기자] 최근 9월로 접어들어도 폭우와 늦더위가 이어지는 이유로 북상한 전선이 지목됐다. 이례적인 늦더위와 호우가 빈번한 원인이 규명된 만큼 적절한 대응 체계와 방재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보행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달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보행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문수연·김옥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후센터(아태기후센터) 박사와 김옥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이러한 연구 결과가 담긴 연구 논문을 지난 11일 발표했다. 국제학술지 ‘npj 기후 및 대기과학’에 게재된 해당 연구 결과는 기상청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늦여름에도 큰비와 늦더위가 이어지는 이유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동아시아 지역의 전선이 9월에도 남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과거보다 크게 북상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여름철이 지나면 전선이 남쪽으로 물러났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전선이 남하하지 않는 현상이 이어지며 9월에도 폭염·호우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다.

전선은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만나는 경계면으로, 차가운 공기와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충돌하면 경계면을 따라 강한 비구름이 발달해 집중호우가 쏟아진다. 전선이 형성되면 전선 주변에 덥고 습한 공기가 가득 차 심한 더위를 유발한다.

실제로 기상청이 발표한 ‘2026년 9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올해 9월 전국 평균 기온은 21.7도로 평년보다 1.2도 높았다. 2020년대 들어 6년 연속 9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지난해 9월에는 충남 서천에 시간당 140㎜에 육박하는 폭우가 내리기도 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에 따른 전선의 움직임을 확인하기 위해 1979년부터 2025년까지 47년간 유럽중기예보센터의 재분석자료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비구름 띠를 만드는 전선이 장마철과 9월 중하순에 공통적으로 과거보다 북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마철(6월 말~7월 중순) 시기 최근 20년(2006~2025)간 관찰된 전선 중심축의 위치는 과거 20년(1979~1998)에 비해 146㎞가량 북상했다. 9월 중하순(9월 10일~30일)에는 213㎞ 북상했다. 비구름의 주된 길목이 서울에서 대구까지의 직선거리와 맞먹는 거리만큼 북상한 것이다.

이로 인해 실제로 사람들이 느끼는 더위의 정도는 더욱 커졌다. 연구 결과 늦여름 전선이 북쪽에 위치한 해는 강수와 습구흑구온도(WBGT)가 동시에 기준값을 넘는 날의 비율이 그렇지 않은 해보다 최대 19배 높았다.

WBGT는 기온, 습도, 바람 등을 모두 반영해 사람의 몸이 실제로 받는 더위 부담이다. 강수와 WBGT가 모두 기준값을 넘는 날이 많은 것은 집중호우와 더위가 동시에 나타날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문수연 아태기후센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최근 9월에도 이례적인 늦더위와 호우가 빈번해지는 원인을 대기 중 전선 위치 변화로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기후변화로 여름철 재해가 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 체계와 폭염·집중호우를 함께 대비하는 통합 방재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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