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0.20 © 뉴스1 허경 기자
중대범죄수사청과 경찰청, 공소청 수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둘러싸고 정치적 중립성 및 수사 독립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해외 주요국의 수사기관 지휘·감독 체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법무부, 영국 국가범죄수사청(NCA)은 내무부 산하 기관이다. 두 기관 모두 행정부와 제도적으로 연결돼 있지만, 행정 감독과 개별 수사에 대한 개입은 구분하는 구조다.
23일 관련 법령과 기관 자료, 법조계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FBI 국장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의 인준을 거쳐 임명된다. 단 국장 임기는 최장 10년의 단임으로 제한돼 왔는데, 이는 4년(중임 시 8년)인 대통령 임기와 겹치지 않게 해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법무부는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수사·사건에 관한 백악관과의 소통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예외적인 소통이 필요한 경우에도 법무부 장관이나 차관 등으로 접촉 범위를 제한하도록 지침을 두고 있다.
미국에는 우리나라의 국무회의와 같은 회의기구는 없다. 다만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자문회의 성격의 내각회의가 열리지만, 차관급 외청장이자 수사기관장인 FBI 국장은 참석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백악관 내각 명단은 부통령과 15개 행정부 장관, 그리고 대통령이 별도로 지정한 '내각급(Cabinet-level)' 인사로 제한된다.
홍종기 법무법인 다함 변호사(미국 뉴욕주 변호사·영국 변호사)는 "미국의 경우 수사기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경우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사건들도 FBI가 수사했다"고 설명했다. FBI는 트럼프 제1기 재임 시절 '러시아 게이트' 의혹과 관련해 현직 대통령을 직접 수사선상에 올리기도 했다.
영국 NCA는 수사기관의 독립성을 법률로 명시했다. NCA는 편제상 내무부 소속이지만, 개별 작전을 결정하고 수행하는 권한은 NCA 청장에게 부여돼 있다.
2013년 제정된 범죄 및 법원법(Crime and Courts Act) 제4조는 NCA 청장이 수사 진행과 방법을 독자적으로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내무장관은 NCA의 연간 계획을 승인하지만, 구체적인 수사의 착수와 수행 방식은 청장이 결정한다.
영국 역시 총리가 주재하는 내각회의는 총리와 각 부처 장관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비장관급 부처인 NCA의 청장은 정식 내각 구성원이 아니다.
홍 변호사는 "NCA는 법으로 수사기관의 독립성을 보장한 사례"라며 "조직상 내무장관이 상급자처럼 보이지만 기능적인 면에서는 상하관계가 아니라 독립적인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총리 자신이나 주변 인사가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기에 총리와 수사기관장의 직접적인 접촉은 제한된다"고 말했다.
두 사례 모두 수사기관이 행정부와 조직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 자체보다, 개별 사건에 관한 의사결정에 정치권력이 직접 관여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관 부처를 통한 행정적 감독과 수사기관의 개별 사건 판단을 구분하고, 권력자와 수사기관장 사이의 직접적인 소통이 부당한 영향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이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장관이나 내무부장관이 정부수반과 대등할 정도로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진 해외와 달리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우리 국무회의는 독특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지용 중수청장은 지난 2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처음 참석했다. 이정현 공소청장 직무대행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함께 배석하면서 수사·공소기관장의 국무회의 참석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최근 논평에서 "수사·기소 대상에 국무회의 구성원도 잠재적으로 포함될 수 있다"며 "꼭 필요한 경우로 배석 요구를 최소화하거나 수사·공소기관장의 국무회의 정례 참석을 자제해야 한다"는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22일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에 "중수청에 대한 지휘·감독을 포기하는 것은 헌법과 정부조직법 위반으로 탄핵 사유"라며 "직무유기로 형사처벌받을 범죄"라고 적었다.
ok@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