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동 70대 연쇄방화범' 피의자 70대 남성 이 모 씨가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김도우 기자
경찰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특허법인 건물 두 곳에 잇달아 불을 질러 19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된 70대 남성 이 모 씨에 대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조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3일 "오늘 이 씨에 대한 3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시기는 미정이지만 프로파일러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 20일 체포 당일 1차 조사에서 특허법인 두 곳이 허위 특허등록증을 발급하는 등 사기를 쳤다고 생각해 겁을 주고 이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지난 21일 조사에선 묵비권을 행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전날(2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피해자들이 다친 부분에 대해 "미안한데, 그래도 내가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앞서 영장심사 출석 전에도 피해자들을 향해 "아니, 미안은 한데…"라고 말을 흐렸다.
다만 "죽이려는 게 아니라 겁주려고 했다. 사기 치는 것을 세상에 알리려고 (했다)"고 했다.
또 "(변리사 등이) 탈출을 못 하게 막으려 했냐"는 질문에는 "아니, 그런 적이 없다. 나라에서 사기꾼을 보호한다"고 주장했고, "특허 등록증이 중요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취지로 답했다.
아울러 "특허법인이 무엇을 속였냐"는 질문에는 준비한 서류를 보여주며 "이걸 잘 보라"고 했다.
이 씨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51분부터 낮 12시 1분쯤까지 특허법인 사무실이 있는 역삼동 한양빌딩 4층과 신명빌딩 3층에 잇달아 불을 지른 혐의(현존건조물방화치상)를 받는다. 이 불로 5명이 중상을 입고 14명이 경상을 입는 등 총 19명이 다쳤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과 주변 수색 등을 통해 이 씨의 동선을 추적해 화재 발생 4시간여 만인 20일 오후 4시 16분쯤 서울 지하철 1·6호선 동묘앞역 인근에서 이 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이 씨가 방화를 사전에 계획한 정황과 특정인을 겨냥했다는 내용의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주거지 인근에서 라이터와 인화물질 등을 구입했다. 범행 당일에는 건물 직원에게 특정인의 이름을 언급하며 근무 여부를 물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범행 당일 소방 당국과 진행한 1차 현장 합동 감식에서는 이 씨가 한양빌딩 4층 사무실 출입구 앞 바닥에 인화성 액체를 뿌리고 불이 확대되는 모습이 CCTV에 담긴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 용기에 대한 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의뢰했다.
이 씨는 2022년에도 이들 특허법인에 방화를 시도하려다 구속된 전력이 있다. 당시 특허 출원과 종이 등록증 발급 문제 등에 불만을 품고 직원들에게 휘발유를 뿌리며 위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씨의 신병을 확보한 경찰은 정신질환 병력을 확인하기 위해 의무기록을 확보하고 있다. 또 범행 전 특정인을 겨냥한 정황이 확인된 만큼 추가 증거를 확보해 살인미수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ddakbo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