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여론조사비 대납' 2심 무죄…"결백 믿어줘 감사"(종합)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3일, PM 03:51

[이데일리 이지은 강민혁 기자]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아들었다.

민중기 내란특별검사팀이 상고를 예고했으나 이번 2심 판단으로 오 시장은 그동안의 사법 리스크를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선고 직후 오 시장은 “한창 재판 중에 선거를 치렀는데 그래도 결백을 믿어주시고 다시 서울시장으로 일할 수 있도록 투표해 주신 서울시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시민 여러분들의 믿음과 혜안에 어긋나지 않게 더욱더 열심히 일해서 보답드리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뉴시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은 이날 오후 2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이 유죄로 본 부분은 모두 파기했고 특검팀의 무죄 부분에 대한 항소도 기각했다. 함께 기소된 오 시장 측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후원자인 김한정씨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해 총 10회(공표 3회·비공표 7회)에 걸쳐 비공표 결과를 받으면서 그 비용의 일부를 비서실장이던 강 전 부시장을 통해 김 씨가 대신 내도록 한 혐의를 받아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여론조사 5건, 대납액 2100만원에 대해 혐의를 인정해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선출직 공직자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시장직을 잃고 이후 5년간 공직 취임과 임용이 제한된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유일한 직접 증거인 명 씨의 진술에 신빙성을 부여하기 어렵고 나머지 증거들로 인정되는 단편적인 사실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함에 오히려 재판 과정에서 그와 반대되는 사정이 많이 인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1심이 유죄로 판단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고 밝혔다.

명 씨의 진술에 대해서는 △직접 경험한 사실과 단순히 추측에 근거하거나 과장되게 진술한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점 △자신에게 불리한 사항에 대해서는 반복적으로 주변적인 설명만 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는 점 △자신이 기존에 한 진술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재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점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사정이나 주변 관련자들의 진술과 배치되어 있는 부분이 다수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명 씨가 당초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수사를 받을 당시에는 오 시장과 관련한 혐의를 진술하지 않다가 오 시장이 명 씨를 고소하겠다고 밝힌 2024년 12월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2021년 2월경 이후로 오 시장의 선거 캠프 측과 사이가 안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오 시장이 이 사건 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에도 자신의 기회를 인정받지 못했다고 생각하여 섭섭한 감정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이 명 씨에게 직접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재판부는 “오 시장은 불과 이틀 전에 명 씨를 처음 만났는데 명 씨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불법적인 비용 부담 문제까지 언급하며 울면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당시 오 시장에게 당장 여론조사를 의뢰할만한 동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의뢰했다는 여론조사의 구체적인 범위와 시기도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선고 주문을 듣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진=서울고등법원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선고 주문을 듣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진=서울고등법원 제공)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2심에서도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33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노수 특검보는 “이 사건을 유죄로 보고 기소할 때 명씨 진술을 믿어서 그것 만으로 기소를 한 게 아니다”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어서 상고를 해서 잘못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죄 판결을 받은 오 시장은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울먹였다. 오 시장은 “보다 완벽하고 정말 조심스럽게 공직 생활을 해야 되는데 이렇게 검찰에,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의심받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신뢰를 거두지 않고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주신 국민 여러분 덕분에 버티며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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