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교육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23 © 뉴스1 황기선 기자
대학입시 수시모집 원서접수 시스템 장애 사태를 둘러싼 책임론이 국회 교육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다시 불거졌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어떤 책임이든 지겠다"고 밝혔고, 이기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도 사퇴 가능성을 언급했다. 올해 정시모집을 앞두고 경쟁률 유출 방지 대책의 실효성을 둘러싼 지적도 이어졌다.
23일 국회 교육위원회는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 등 감사기관을 대상으로 종합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감사에서는 수시 원서접수 장애에 따른 입시 공정성 논란과 대교협의 관리·감독 부실, 정시모집 제도 개선 방안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최교진 "책임질 일 있다면 어떤 책임이든"…대교협 회장도 사퇴 시사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수시 원서접수 마감시간 연장 전후 경쟁률 변화가 미미했다는 교육부의 기존 설명을 문제 삼았다. 대학별 평균 경쟁률 변화는 작더라도 학과나 전형별로는 차이가 컸다는 지적이다.
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 대학의 모집인원 30명인 학과에서는 마감시간 연장 이후 165건이 추가 접수됐다. 경쟁률은 오후 6시 기준 7.93대 1에서 13.43대 1로 상승했다.
서 의원은 "교육부에는 미미한 변화일 수 있지만 학생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입시 공정성이 훼손된 데 대해 장관이 정치적 책임이라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 장관은 "제도 개선을 확실하게 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어떤 책임이든 지겠다"고 답했다.
다만 추가 접수자 대부분은 시스템 장애로 제때 원서를 제출하지 못해 구제된 수험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 장관은 "그 학생들은 원래 접수를 했어야 되는 학생이기 때문에 그들 때문에 떨어졌다고 볼 수 있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서접수 기간 대교협 사무총장이 해외출장을 떠난 사실도 도마에 올랐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경희 대교협 사무총장의 해외출장을 승인한 이기정 대교협 회장의 책임을 추궁했다.
이 회장은 "회장 자리를 내놓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것까지 고려해 책임질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수시 원서접수가 시작된 지난달 7일 출국해 접수가 끝난 다음 날인 12일 귀국했다. 이 기간 원서접수 시스템에서는 지난달 10일과 11일 두 차례 장애가 발생했다.
이 회장은 출장 결재 당시 원서접수 일정과 겹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출장 취소를 검토했으나 영국 대학들과의 공동연구 행사 등 중요한 일정이 잡혀 있어 출장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그 판단을 못 했다는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이 사무총장 역시 "저의 잘못된 판단으로 해외출장 중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시 경쟁률 공개 늦춰도 수험번호로 유추…"근본 대책 필요"
교육부가 올해 정시모집부터 도입하기로 한 경쟁률 공개 방식 개선안을 두고도 실효성 논란이 제기됐다.
교육부는 2027학년도 정시모집부터 최종 경쟁률 공개 시점을 원서접수 마감 다음 날 오전 9시로 조정하고 수험번호 난수화 등 부여체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수험번호 개선은 시스템 안정성 검증을 거쳐 적용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은 "수험번호가 개선되지 않으면 경쟁률을 몇 시에 발표하든 소용이 없다"며 "전체 197개 대학 중 150개 대학이 수험번호를 통해 지원자 수를 유추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미 난수화된 수험번호를 사용하는 대학이 40여 곳에 달하는 만큼 이들 대학의 운영 사례를 검토해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장관은 "현재 설정된 수험번호 방식을 개편하는 것이 운영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지 12월 말까지 반복 점검해 결정하겠다는 취지"라며 "정시에서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지 책임을 회피하거나 개선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190개 대학 중 약 22%가 전체 접수 순서대로 수험번호를 부여하고 나머지 78%는 모집단위별로 번호를 부여하고 있어 일괄적인 방식 변경에 따른 안정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대교협의 정보기술(IT) 전문인력 부족 문제도 지적하며 원서접수 관리체계 전반의 개선을 요구했다.
차정인 "교육발전계획 내년 3월 확정"…교원 정치기본권 포함 검토
향후 10년간 국가 교육정책의 기본 방향을 담는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의 발표 일정도 논의됐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은 당초 이달 말 예정됐던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 발표를 연내로 연기한 것과 관련해 내년 3월 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국교위는 관계기관 협의와 국민 의견 수렴을 충분히 거쳐야 한다는 위원들의 의견에 따라 시안 발표 일정을 연기했다.
차 위원장은 "당초 10월 말 시안을 발표하고 최종안 확정까지 5개월 정도 기간을 두려고 했다"며 "국민들이 시안을 거의 확정된 계획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어 발표 전 사회적 공론화를 더 거쳐 완성도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 문제를 국가교육발전계획에 포함할지도 검토 중이다.
차 위원장은 "교원 정치기본권 문제는 과연 발전계획에서 다뤄야 하는지부터 논의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 없이 발전계획에 담는 것이 타당한지 여러 측면에서 깊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cho@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