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도 무죄, 대납도 무죄"..오세훈 항소심 판결 의미는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3일, PM 06:24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수수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내렸던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이날도 입증 증거인 명씨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며 오 시장에 무죄를 선고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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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오 시장에게 벌금 1천만원과 추징금 2천100만원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혐의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1심이 명씨 진술 신빙성을 의심하면서도 메신저 기록 등을 토대로 일부 혐의 유죄 판단을 한 것과 달리 2심 재판부는 직접 증거가 명태균씨 진술이 유일하나 그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재판부는 앞서 윤 전 대통령의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일부 유죄 판단한 1심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은 김건희씨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씨한테서 총 2억7천만여원 상당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받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 재판에서도 유죄 판단한 1심과 달리 항소심 재판부는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 비용만큼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비용이 들어가는 여론조사를 무료 제공했으니 정치자금 기부 행위 위반으로 봐 기소한 것인데, 명씨가 정치적 조언을 하는 과정에서 그 근거로 여론조사를 썼으므로 이는 조언의 일부일 뿐 현물이나 용역과 같은 정치자금의 기부로 볼 수 없다는 논리다.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선 여론조사의 실체에도 정치자금으로서의 성격을 부인했고, 오 시장 사건에서는 오 시장 후원자가 여론조사 비용을 치른 사실이 인정되나 이것이 ‘사실상 오 시장 요구로 이루어진 여론조사며, 후원자가 그 비용을 대납하도록 했다’는 명씨 주장을 배척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가 내린 두번의 판결 대로라면, 선거 때마다 후보 당사자와 여론조사 제공자 사이 합의가 증명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정치인에게 여론조사가 무상으로 제공되도 무방하며, 제3자가 비용을 댄 여론조사라도 후보 당사자에게 제공되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처럼 2건의 항소심 무죄 판단 모두 정치인이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여론조사를 여러 경로로 비용없이 제공받을 여지를 남겨놓으면서 곧장 반발이 나왔다.

참여연대는 오 시장 2심 판결 후 곧장 성명을 내 “여론조사 비용 대납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정치자금법 위반 행위에 면죄부를 준 셈이다. 도무지 납득 어려운 판결을 선고한 항소심 법원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후원하는 정치인의 여론조사 비용을 해당 정치인의 요청도 없이 여론조사 업자와 막역한 사이라는 이유로 지급할 수 있다고 본 재판부의 판단은 상식적이지 못하다”고도 지적했다.

손솔 진보당 의원도 “후원자가 아무 이유 없이 수천만 원을 냈다는 설명을 시민들은 믿기 어렵다”며 이번 항소심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 명태균 여론조사 사건에서도 1심 유죄 판결을 뒤집은 사실을 지적했다.

손 의원은 “브로커와 후원자를 끼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신호를 줘서는 안된다”며 “여론조사를 공짜로 받아도 죄가 아니고, 후원자가 대신 내줘도 처벌받지 않는다. 정치인이 현금 대신 여론조사로 뒷돈을 받을 수 있게 된거 아니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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