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서울가정법원 전경.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을 다른 경찰관서로 넘기는 '사건 이송' 결정도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다른 관서에서 수사 중인 사건과 병합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별도의 명시적인 협의 자료가 없더라도 이송 자체를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영민)는 A 씨가 서울 내 B 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이송처분무효확인 소송에서 지난 9월 4일 원고 패소로 판단했다.
앞서 B 경찰서는 A 씨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를 진행하던 중 2024년 A 씨의 소재 파악이 불가해지자 수사를 중지했다. 이후 A 씨에 대한 별도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경기도북부경찰청은 병합 수사를 위해 2025년 B 경찰서에 A 씨 사건을 이송해달라고 요청했고, B 경찰서는 사건을 이송했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각하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이송에 대한 근거 법령이 불명확하고, B 경찰서의 상급 기관인 서울경찰청이 아닌 경기도북부청의 수사 지휘는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사건 이송 과정에서 송부돼야 할 사건이송서와 기록 목록이 누락된 점, 자신이 수사 중지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자 갑자기 자의적으로 이송 처분이 이뤄졌다면서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법원은 B 경찰서의 이송 처분은 행정 소송으로 다툴만한 사안임은 인정했다. 다만 A 씨 사건 이송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신청·범죄지·피의자의 주소 및 거소, 현재지·토지관할의 병합 등을 고려해 사건을 이송하기도 하는데 이런 수사기관의 이송 결정에 관한 (형사소송법상) 별도의 불복절차도 마련돼 있지 않다"며 이 사건 처분을 행정쟁송 대상으로 인정했다.
다만 "경찰청 관할 규칙상 두 개 이상의 경찰관서에 접수된 사건에 대해 병합 수사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는 사건의 중요도, 수사의 효율성 등을 고려해 해당 경찰서장 상호 간 협의해 관할관서를 정할 수 있다"며 "경찰수사규칙은 다른 사건과 병합해 처리할 필요가 있거나 다른 경찰관서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사건을 다른 경찰관서로 이송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경기도북부청이 B 경찰서의 상급 기관으로서 병합 수사를 지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B 경찰서가 경기도북부청의 이송요청에 별다른 이의 없이 응한 것은 그 자체로 협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북부청과 B 경찰서 사이 별도 협의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이송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또 관계 서류와 증거물은 모두 송부된 것으로 보이고 일부 누락이 있더라도 추가 송부하면 되므로, 설령 일부 자료가 누락됐더라도 이송 자체를 무효로 할 근거는 아니라고 봤다.
원고의 이의제기 후 이송이 이뤄진 사실에 대해서는 "원고의 이의신청권·방어권을 침해하거나 상급 기관의 감독 책임을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자의적 처분했다고 볼 수 없다"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realkw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