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마약사범 택배 운전업무 최대 20년 제한, 합헌"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25일, PM 12:00

헌법재판소 © 뉴스1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마약사범이 최대 20년간 택배 운전을 할 수 없도록 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규정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2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의2 제1항 제1호 다목 등에 대한 법원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택배 운전업무 종사 제한 조항은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에 침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이 현실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택배서비스사업에 관한 공공의 안전과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종사자격 취소 조항도 종사 제한 조항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모두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마약류가 가지는 강한 중독성과 의존성, 화물 배송 과정에서 수령인을 직접 대면하거나 수령인의 개인정보를 취득할 가능성이 있는 택배서비스사업의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택배 운전 업무 종사를 일정기간 제한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종사자격을 취소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사 제한 조항은 최대 20년의 범위에서 범죄의 종류, 죄질, 재범위험성 등을 고려해 구체적 종사 제한 기간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미 사안의 개별성 및 구체성을 고려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했다.

헌재는 또 2019년 7월 제도 시행 전 형 집행이 끝나고 택배 운전 업무에 종사해 온 사람들까지 제한하는 것은 신뢰보호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과거 범죄전력과 상관없이 계속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업무에 종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불확실하고 잠정적인 것에 불과하다"며 "범죄 시기가 제도 시행 전이라는 사정만으로 택배 운전에 계속 종사하게 하는 것은 입법 취지에 반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

반면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냈다.이들은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 어떠한 예외도 없이 장기간 택배서비스사업 운전업무 종사를 일률적으로 제한한다"며 "재범의 위험성에 관한 개별적인 사정을 심사하여 종사 제한을 완화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한 것이어서 침해의 최소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마약류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최대 20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직업에서 배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재활과 사회복귀를 어렵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A 씨는 2002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이듬해 출소한 뒤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따 택배기사로 일해 왔다.

그런데 거제시는 2021년 11월 A 씨의 전과를 이유로 화물운송 종사자격과 택배용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를 취소했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은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날부터 최대 20년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택배서비스사업 운전업무에 종사할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반드시 취소하도록 정하고 있다.

A 씨는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원에 이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했다. 법원이 A 씨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사건은 헌재로 넘어갔다.

헌재는 2015년 12월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택시 운전업무 종사를 20년간 일률적으로 금지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헌재 관계자는 "택시운송업의 종사가 제한되는 기간은 일률적으로 20년이었던 것에 반해, 택배서비스업 운전업무 종사기간 제한은 상한을 20년으로 하면서 구체적 기간은 죄질과 재범위험성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선례와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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