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별거하던 부인을 납치해 달아난 혐의로 구속된 26살 남성 김성우. 2026.10.20 © 뉴스1 최지환 기자
최근 서울 송파구에서 접근금지 조치를 받았던 남성이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하는 등 가정폭력 관련 강력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올해 가정폭력 가해자의 보호조치 위반 건수가 9개월 만에 2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가정폭력 긴급임시조치 위반은 703건, 임시조치 위반은 1394건으로 총 2097건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위반 건수인 2121건의 98.9% 수준이다.
가정폭력 가해자의 긴급임시조치·임시조치 위반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 1157건에서 2024년 1395건, 지난해 2121건으로 늘었다. 특히 긴급임시조치 위반은 2023년 296건에서 지난해 715건으로 2년 새 약 2.4배 증가했다.
긴급임시조치는 가정폭력 재발 우려가 있고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찰이 가해자에게 퇴거·접근금지·연락금지 등을 명하는 조치다. 위반 시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법원이 결정하는 임시조치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실제 보호조치 이후에도 피해자가 살해되는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경기 남양주시에서는 사실혼 관계인 피해자에게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가 내려진 상태에서 가해자가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지난달 1일 경기 광주시에서도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가해자가 피해자의 주거지를 찾아가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두 사건 모두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 지급과 맞춤형 순찰 등 보호조치가 이뤄진 상태였다.
이달 11일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한 장모 살해·아내 납치 사건 역시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가 지급되고 가해자에 대한 접근금지 조치가 내려졌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다.
그러나 경찰은 보호조치 이후 살인·살인미수·상해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한 사건을 별도로 집계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가해자를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격리하는 임시조치 5호 신청도 늘고 있다. 올해 1~9월 경찰의 유치 신청은 954건으로 지난해 연간 신청 건수(785건)를 이미 넘어섰다. 반면 법원의 유치 결정은 올해 같은 기간 369건으로 지난해 385건보다 적었다.
경찰청은 현행 제도는 위반 시 과태료 처분에 불과해 가해자의 접근을 실질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1호 주거지 등 퇴거·2호 접근금지 조치는 피해자의 신고 없이는 위반 여부를 알 수 없어 가해자의 물리적 접근 차단에 한계가 있다"며"고위험 사건은 사건 초기에 5호 유치장 유치 등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나 경찰은 1~3호 위반시에만 5호를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긴급임시조치 위반에 대한 제재를 과태료에서 형사처벌로 강화하고, 임시조치 위반 전이라도 재발 우려가 있으면 가해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5호 신청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가해자의 접근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sb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