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2심 재판부는 2024년 4월 22일부터 5월 3일까지 A씨 카니발이 미용실 앞 도로를 11차례 지나가는 것을 확인했다. 검사는 이를 스토킹으로 봤지만 A씨의 주장은 달랐다.
‘출근길’
A씨는 집에서 밀양역 광장 공용주차장까지 가는 길에 미용실 앞 도로를 지났다고 했다. 그곳에 자신의 화물차가 세워져 있었다.
경찰이 지도앱으로 ‘더 빠른 길’을 보여줬다. 그러나 A씨는 그 길은 학교 앞에서 시속 30km 제한이 있어서 직접 운전해 보면 미용실 앞 도로를 지나가는 게 빠르다고 항변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A씨가 낸 주차영수증도 출근길이었다는 해명을 뒷받침해줬다. 그로 인해 13차례였던 스토킹은 2차례로 줄었다. 3월 31일 10분 미행과 6월 11일 6분의 촬영만 남았다.
그러나 스토킹이 13차례에서 2차례로 줄면서 2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0개월, B씨에게 징역 5개월을 내린다. 스토킹 횟수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형량은 별 차이가 없었다. 1심 재판 때보다 A씨는 2개월, B씨는 1개월밖에 줄어들지 않았다.
형량이 줄어든 데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부부는 앞선 스토킹 사건으로 이미 따로 형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이 2025년 11월 확정됐다. 이번 사건의 범행은 모두 그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저지른 것이었다. 형법은 이런 경우 두 사건을 한꺼번에 재판했을 때와 형평을 맞춰 형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재판이 둘로 나뉘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이 더 무거워지지 않게 하려는 취지다. 1심 때는 앞선 판결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이를 반영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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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스토킹처벌법에서 말하는 스토킹 행위와 스토킹 범죄를 구분해서 접근했다. 누군가를 지켜보거나 접근하는 행위 하나하나는 스토킹 행위다. 그런데 그것을 범죄로 처벌하려면 어떠해야 할까. 스토킹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지속성은 한 번이라도 상당한 시간 계속돼 그 자체가 불안감, 공포감을 조성하는 경우다. 반복성은 두 번 이상이면서 시간, 장소가 가깝고, 같은 의도로 이어져 이 역시 피해자가 불안감, 공포감을 느끼는 경우다.
그런데 2심 재판부가 인정했던 2건의 스토킹, 2024년 3월 31일 10분을 쫓아간 것, 6월 11일 6분간 휴대폰으로 촬영하며 따라간 것. 이것은 지속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두 스토킹 사이엔 2개월 반이라는 시간차가 있고, 이 역시 반복성도 없다고 했다. 두 번 모두 A씨가 우연히 미용실 여자를 발견한 것이지, A씨가 계속해서 미용실 여자를 미행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따졌다.
A씨의 행위를 스토킹 범죄로 볼 수 없으니 이를 도와준 B씨도 혐의를 벗었다. 다만 C씨와 D씨에게 욕설을 하고 C씨를 폭행한 것은 유죄라고 봤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심의 징역형은 스토킹, 모욕, 폭행을 묶어 정한 하나의 형이었다. 스토킹이 빠진 이상, 형을 다시 정해야 한다.
A씨 부부가 스토킹으로 처벌을 받든 받지 않든, 미용실 여자가 느낀 두려움은 사실이었다. 법도 그 두려움까지 부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범죄’로 처벌하려면 그 행위가 오래 이어지거나 되풀이돼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 이제 창원지법은 모욕과 공동상해만으로 부부의 형을 다시 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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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과 무슨 사이야?”…동네 발칵 뒤집은 아내①[그날의 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