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교원단체가 27일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인공지능(AI) 부정행위 대응책을 긴급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19일 서울 시내의 한 이동통신 대리점에 전시된 AI 스마트 안경. 2026.10.19 © 뉴스1 구윤성 기자
"안경 쓴 수험생들을 잠재적 부정행위자로 취급해야 한다는 것도 교사로서 자괴감이 듭니다."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20여 일 앞두고 인공지능(AI) 안경 부정행위 단속을 둘러싼 교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사들은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전문인력 충원과 감독관 보호 대책,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부정행위 예방 교육과 사전 안내 강화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3대 교원단체는 이날 교육부와 2027학년도 수능 AI 안경 부정행위 대응책을 긴급 논의할 예정이다.
수능에서 AI 안경은 반입 금지 물품이다.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시험 중 소지하다 적발되면 부정행위로 처리돼 해당 시험이 무효가 된다.
교원단체들은 감독 인력 확충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AI 안경은 일반 안경과 외관상 구별하기 어렵다. 감독교사가 기존 시험 감독 업무를 수행하면서 수험생의 안경까지 일일이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교사노조는 시험장별 AI 안경 확인 전담인력을 추가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금속탐지기 활용을 강화하고 충분한 사전 확인 시간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AI 안경 탐지용 스마트 보안검색대의 긴급 도입 가능성을 검증하거나 장기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전교조도 감독교사의 육안 검사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험장 입실 전 전문인력이 의심 기기를 확인하고 최종 판단하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별도 인력을 확보해 시험 감독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교총도 첨단 전자기기를 이용한 부정행위까지 감독교사 개인의 판단에 맡기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전문인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부정행위 확인 과정에서 발생할 민원과 소송도 교사들의 걱정거리다. AI 안경을 식별하기 위해 수험생의 안경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2024학년도 수능에서 부정행위를 적발한 감독교사의 학교에 학부모가 찾아가 1인 시위를 벌이고 파면을 요구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2024학년도 수능 감독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은 5건이다.
교사노조는 정당한 감독 업무 중 발생한 민원과 소송에 대해 교육당국이 기관 차원에서 대응하고 법률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AI 안경 확인과 부정행위 판단에 대한 교육당국의 책임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교조도 감독교사의 권한과 책임 범위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안경 식별 기준과 확인·인계 절차 등을 명확히 규정한 대응 매뉴얼도 요구했다.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사전 안내 강화도 과제로 꼽힌다. AI 안경 반입·착용 제한과 부정행위 적발 시 불이익을 충분히 알려 시험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갈등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장승혁 교총 대변인은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 전 안경을 책상에 내려놓고 감독관 확인 후 착용해야 한다는 등의 지침을 숙지하고 협조할 수 있도록 충분히 현장에 안내가 돼야 하는데 너무 부족했다는 교사들의 불만과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전교조는 수험생에게 감독관의 정당한 확인 요청에 협조해야 한다는 점을 사전에 안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규정 위반 시 적용되는 제재도 구체적으로 고지할 것을 요구했다.
다만 수능까지 20여 일밖에 남지 않아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감독교사 배치도 이미 확정돼 추가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경희 전교조 대변인은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이미 감독교사 차출 인원도 확정된 상태"라며 "감독교사가 육안으로 모두 판별하도록 하지 말고 입실 전에 전문인력이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kjh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