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 2026.10.15 © 뉴스1 김진환 기자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담합 자진신고자 감면 제도인 '리니언시'를 두고 파열음을 빚고 있다. 공소청은 형벌감면이 소추재량에 근거를 둔 만큼 검사가 접수와 순위 부여를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수청은 자진신고 접수가 수사행위에 해당한다며 수사기관 소관이라고 맞서고 있다.
중수청은 27일 '카르텔(담합) 형사 리니언시에 관한 입장문'을 통해 "리니언시 제도의 본질은 수사 초기에 핵심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수사 기법"이라며 "수사기관인 중수청이 리니언시 접수와 잠정순위 부여를 담당하고 기소 여부 및 감경 구형은 공소청이 담당하는 것이 수사·기소 분리 원칙과 카르텔 수사 실효성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리니언시는 담합에 가담한 기업이나 개인이 범행을 자진신고하고 수사와 재판에 협조하면 기소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해 구형하는 제도다. 종전에는 검찰이 자진 접수부터 수사 및 형벌 감면 판단을 모두 처리했지만, 검사의 수사권 폐지로 수사기관(중수청)과 소추기관(공소청)의 역할을 나눠야 하는 상황이다.
중수청과 공소청의 신경전은 '카르텔 사건 형벌감면 신청 처리 절차에 관한 지침' 개정을 계기로 불거졌다. 지난 16일부터 시행된 개정 지침은 공소청이 신청받아 잠정 순위(1·2순위)를 정하고, 중수청 등 수사기관이 사건을 수사해 송치하면 검사가 불기소나 감경 구형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골자다.
중수청과 공소청의 신경전은 '카르텔 사건 형벌감면 신청 처리 절차에 관한 지침'을 개정하면서 촉발됐다. 개정 지침은 공소청이 신청 접수, 잠정순위(1~2) 통보, 형벌 감면까지 맡는 것이 골자다. 공소청이 자진 신고를 받아 순위를 지정하고, 중수청이 사건을 수사해 송치하면 공소청 검사가 기소유예 또는 형벌 감면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수청도 자체적으로 리니언시 신청을 접수하기로 방침을 세우면서 갈등이 표면화했다. 중수청은 리니언시 신청 접수의 법적 근거가 '자수와 공익신고'에 있고, 개정 형사소송법에서 자수를 비롯한 범죄 신고의 접수 주체에서 검사를 삭제했다며 "수사기관만이 유일한 접수 주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수청은 기소권이 없는 수사기관은 리니언시 신청을 접수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형사소송법 제247조의 기소편의주의는 최종 불기소 판단의 근거일 뿐, 수사기관의 신고 접수까지 공소청이 독점하도록 한 규정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리니언시 신청서 제출은 수사 행위로, 오히려 공소청이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맞섰다.
중수청은 미국도 소추기관이 리니언시를 접수하고 있다는 반론에 대해선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은 형사 카르텔의 수사와 기소를 함께 수행하는 조직"이라며 직접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 캐나다와 호주에서는 수사기관이 리니언시를 접수하는 점을 반례로 내세웠다.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 2일 서울 서초구 공소청에서 공소청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왼쪽 사진은 지난 8월 5일 검찰 깃발의 모습. 2026.10.2 © 뉴스1 최지환 기자,이호윤 기자
반면 공소청은 형벌감면이 형법 제247조 기소편의주의에 따른 소추재량권의 영역이므로 신청 접수와 순위 지정은 반드시 검사를 통해야 법적 효력을 담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만약 담합에 가담한 기업인이 중수청에 자진신고해 1순위를 지정받더라도, 실제 공소제기와 구형 단계에선 아무런 보장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공소청 관계자는 "(피의자를) 기소하느냐, 불기소하느냐는 검사(공소청)의 권한이고, 리니언시 자체가 검사의 기소재량에 관한 내용"이라며 "수사기관(중수청)이 임의로 접수를 받아 잠정 순위를 부여해도 공소청은 그에 귀속되지 않기 때문에 최종 판단에는 아무련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선 자진신고 창구를 서둘러 일원화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리니언시에 따른 형벌 감면은 사실상 '선착순 신고'로 이뤄진다. 복수의 기관에 동시 접수될 경우 순위 판단을 놓고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있고, 최악의 경우엔 리니언시 자체가 유명무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수청과 공소청은 리니언시 접수 주체를 두고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수청은 리니언시 신청자가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예측 가능성은 단순한 접수기관의 명칭이 아니라 최초 접수 시각, 잠정순위의 객관적 확인과 최종 형사처분의 일관성의 문제"라며 "향후에도 공소청과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