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왼쪽부터),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2025.2.19 © 뉴스1 박세연 기자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으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문재인 정부 안보 인사 3명이 상고장을 제출해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5-3부(고법판사 성언주 원익선 이희준)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지난 21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해서는 "순차적·암묵적으로 직권남용 범행에 공모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 주민에 대해 보호 의무를 저버린 행위에 해당하며 위법 결정과 지시에 동원된 하급 공무원들에게 정신적 충격을 겪게 했으며, 법적·도덕적 책임을 직면하게 했다"며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 주민들에게도 강제 북송의 공포에 떨게 해 그 파급효과와 부작용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당시 선고 직후 정 전 실장 등은 입장문을 내고 "항소심 판결에 대해 깊은 유감과 실망을 표한다"며 상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은 문재인 정부가 2019년 11월 탈북자 합동 조사에서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어민 2명을 불법·강제적으로 송환하며 논란이 됐다.
정부는 당시 동해상에서 탈북어민 2명을 나포한 지 이틀 만인 2019년 11월 4일 노 전 실장 주재로 청와대 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후 진행 중이던 합동 조사를 종료하고 같은 달 7일 판문점을 통해 북송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북한 주민이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최초 사례다.
검찰(현 공소청)은 북한 주민이 대한민국 국민의 지위를 가지고 있으므로 정부가 탈북 어민들의 의사에 반해 강제 북송을 결정한 것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정 전 실장 등은 탈북 어민들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게 해 관계 공무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탈북 어민들이 대한민국 법령과 적법절차에 따라 대한민국에 체류해 재판받을 권리 등을 행사하지 못하게 방해한 혐의도 적용됐다.
서 전 원장은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과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서 전 원장이 중앙합동정보조사팀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탈북 어민들의 귀순 요청 사실을 삭제하고 조사가 종결된 것처럼 기재하는 등 허위 보고서를 작성하게 한 후 통일부에 배포한 것으로 파악했다.
1심은 북한 주민들의 뜻에 반해 강제로 북한으로 송환해 신체의 자유와 거주이전의 자유, 법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행사를 방해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제도가 분단 이래로 북한과의 대결 구도를 바탕으로 대부분 구축돼 왔다는 점을 봤을 때 이런 사안에 적용할 법률 지침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며 징역형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혐의가 인정되지만 그 정도가 가볍다고 판단해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것이다.
1심은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에는 각 징역 10개월,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에는 각 징역 6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shh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