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막은 조선 왕과 왕비 그 옆엔 담배 문 외국인"…경복궁에 이색 표지판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28일, AM 05:25

이제석의 광고 아카이브 유튜브

서울 광화문 일대에 조선시대 왕과 왕비가 담배 연기를 피해 코를 틀어막고 인상을 찌푸리는 이색 금연 표지판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유산 주변에서 발생하는 무단 흡연과 기초질서 위반 문제를 역사 속 인물들의 표정으로 꼬집은 공익광고다.

27일 이제석 광고연구소는 조선시대 국왕과 왕비, 문관, 수문장 등을 모델로 한 문화유산 보호용 표지판 5종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에는 경복궁 광화문과 궁궐 곳곳을 배경으로 금연 표지판이 설치된 모습이 담겼다. 표지판 속 인물들은 모두 하나같이 손으로 코를 막고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담배 연기에 괴로워하는 듯한 모습이다.

기존 금연 안내판의 딱딱한 안내 문구 대신 역사 속 인물들이 직접 흡연을 제지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표지판에는 '吸烟即破坏(흡연은 곧 파괴다)', '你敬我,我敬你(당신이 나를 존중하면 나도 당신을 존중한다)', 'NO SMOKING AREA(금연 구역)' 등 중국어와 영어를 병기했다. 한국어는 없었다.

이는 단순히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경고를 넘어 다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해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제석의 광고 아카이브 유튜브

서울시가 발표한 관광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서울을 방문한 외래관광객은 약 1485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6년 7월에도 한 달간 약 161만 명이 서울을 찾아 월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국가유산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람객은 약 278만 명으로 전년 대비 37.3% 증가했다. 서울의 관광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요 문화유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역시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관광객 증가가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일부 몰상식한 방문객의 무단 흡연과 담배꽁초·쓰레기 투기, 노상 배변 등 기초질서 위반으로 다른 관람객의 경험을 해치고 문화유산 주변 환경에도 부담을 주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흡연은 문화유산의 화재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예절 문제로만 넘길 수 없다.

"하지 마세요" 대신, 조선 왕과 왕비가 직접 경고한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측은 "이번 표지판은 원형 금지표지, 삼각형 경고 표지, 팔각형 STOP 표지 등 익숙한 교통안전 표지의 형태에 조선시대 궁중 인물의 표정을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는 순간 웃음을 유발하지만,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수백 년의 역사를 품은 공간에서 피운 담배 한 개비가 누구를 불편하게 하고 무엇을 위협하는지 되묻게 한다"고 경각심을 환기했다.

끝으로 이제석 대표는 "문화유산은 관광 상품이기 이전에 한 나라의 역사와 정신이 담긴 보물"이라며 "과거 이곳에 살았던 조상들이 직접 불쾌감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광고 제작 이유를 설명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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