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 종합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10.27 © 뉴스1 황기선 기자
경찰이 한동훈 무소속 의원 딸 관련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과거 불송치로 종결된 스펙 의혹의 재수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재수사가 이뤄질 경우 당시 확보하지 못한 해외기관 자료와 기존 판단을 달리할 새 증거를 찾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또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도 관련 사건이 배당돼 경찰에 사건 이첩을 요구할지도 관심사다. 중수청의 이첩 요구 여부에 따라 향후 수사 주체도 달라질 수 있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한 의원 관련 고소·고발 사건을 서울 영등포경찰서 등에서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자녀 스펙 의혹 관련 수사 무마와 수사자료 유출·공개 의혹 등이다. 기존 불송치된 자녀 스펙 의혹에 대해서는 재수사를 요구하는 고발장을 접수해 재수사 요건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있다.
논문·앱 제작부터 기부까지…해외자료 확보가 관건
기존 스펙 의혹을 다시 수사하려면 종전 판단을 달리할 새로운 사실이나 증거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경찰수사규칙은 이미 불송치·불기소된 사건에 새로운 증거 등이 없어 다시 수사해도 같은 결론이 날 것이 명백한 경우 각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 의원 딸 관련 의혹은 첫 수사 당시 확보하지 못한 자료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지가 재수사의 관건이다.
논문 게재 기관의 심사규정과 대회에 제출된 앱 원본 파일 등이 당시 수사에서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경찰은 2023년 12월 한 의원 딸의 논문 대필·표절과 앱 출품 등 관련 11개 혐의를 모두 불송치했다.
수사 당시 경찰은 전자책 제작·판매 의혹과 관련한 미국 내 자료 확보를 위해 2022년 11월 21일 서울중앙지검에 국제형사사법공조를 신청했다. 그러나 중앙지검은 같은 해 12월 2일 이를 대검찰청과 법무부에 송부하지 않기로 하고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은 한 의원의 수사 무마 의혹을 들여다보면서 불송부 결정 경위와 결재·보고 과정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또 경찰은 기존 스펙 의혹의 재수사 가능성도 열어뒀다. 홍석기 국수본부장은 2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사실이나 증거 등을 검토하겠다며 "다시 개시하는 요건에 해당하면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감에서도 기존 불송치 판단의 근거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한 의원 딸의 전자책 판매 수익이다. 경찰은 다른 사람의 수학 문제 등을 활용한 전자책 제작·판매 의혹을 저작권자의 고소가 없고 영리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권없음 처분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국감에서 아마존 전자책 자가출판 방식으로 판매하면 판매가격의 약 35%를 인세로 받을 수 있다며 "홈페이지만 확인해도 알 수 있는 것조차도 확인 안 했다"고 지적했다.
또 앞선 고발에는 논문 공유 사이트 SSRN에 등록한 글의 문서정보에 케냐 출신 대필 작가의 이름이 적혀 있다는 의혹이 담겼다. 전문개발자가 만든 앱 '셰어리'를 미국 대회에 출품했다는 의혹도 포함됐다.
경찰은 앞서 불송치 처분을 내리면서 논문 게재 기관의 구체적인 심사규정 등을 확인하지 못해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앱 출품 역시 주최 측이 원본 파일과 심사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제작 경위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봉사·기부 실적이 입시에 활용됐는지도 재수사가 이뤄질 경우 확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왜 당시에는 MIT 대학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지 않았느냐"며 관련 조사가 충분했는지 따지기도 했다.
중수청에도 관련 사건 배당…이첩 여부 변수
경찰뿐 아니라 중수청에도 한 의원 관련 고발 사건이 접수돼 수사 주체가 변경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수청법 제43조 제3항에 따르면 양 기관의 수사가 중복되는 중대범죄 사건에 대해 중수청이 이첩을 요청하면 경찰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한다. 중수청의 수사 대상에는 제3자뇌물 등 중대범죄뿐 아니라 이와 직접 관련된 범죄도 포함된다.
경찰 내 수사통으로 꼽히는 한 간부는 "중수청이 의지만 있다면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주도적으로 수사할 수 있다"면서도 "출범 초기인 중수청이 물리적으로 한 의원 관련 고발 사건을 수사할 여력이 있는지, 또는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수 있는데 해당 사건을 감당하려 할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했다.
중수청은 지난 16일 한 의원 부부 등의 제3자뇌물과 증거인멸교사, 업무방해 등 혐의 사건을 서울지방중수청 반부패수사국에 배당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한 의원과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 등 4명을 고발한 사건이다.
한 의원에 대해 고발된 제3자뇌물 혐의는 중수청법상 중대범죄로, 이와 직접 관련된 범죄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 한 의원 부부 등을 상대로 한 고발이지만 해당 혐의와 관련된 딸의 스펙 형성과 수상·입시 활용 경위도 들여다볼 수 있다. 중수청이 어떤 혐의까지 이첩을 요구할지에 따라 수사 범위와 주체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김지용 중수청장도 지난 26일 국감에서 과거 수사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일부 그렇게 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 의원과 딸에 대한 소환·서면조사 없이 배우자만 한 차례 서면조사한 점 등을 문제 삼자 이같이 말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는 중수청이 한 의원 사건을 직접 수사하려는 의중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주요 사건 수사를 두루 맡았던 한 경찰 간부는 "수사기관의 장이 그런 발언을 한 건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출범 초기인 중수청이 주요 사건 수사에서 성과를 내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한 의원은 민주당이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자 지난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경찰이 수사에서 (딸이) 꾸준히 봉사활동을 했었고, 위조나 허위 기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혐의 결정을 했다"며 "고발인 이의신청으로 수사심의회(수사심의위원회)를 두 번이나 열었지만, 무혐의 결론이 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e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