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대법관 재제청 거부 경위와 업무추진비 부당집행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2026.10.27 © 뉴스1 이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 계획대로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요구의 건이 처리될 경우 사상 첫 대법원장 국정조사라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재판에 누구도 관여할 수 없는 만큼, 정치적 목적이 있는 국정조사는 부적절하며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 대법원장에 대한 향후 조치와 관련해 우선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데 모두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다음 달 5일 본회의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한 뒤 조사계획서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후 본회의에서 계획서가 의결되면 국정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은 추후 확정할 방침이다.
국정조사를 통해 규명할 사안으로는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 △국정감사 증인 선서 거부 △업무추진비 집행 문제 등이 거론됐다.
실제 조사에 착수하기까지는 특위 구성과 조사계획서 의결 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 여야 협의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장을 대상으로 한 국정조사가 실시된 전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등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지귀연 부장판사의 사법농단 및 사법내란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으나 실제 조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앞서 2018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의 사법 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서도 국정조사 필요성이 거론된 바 있다. 김명수 당시 대법원장은 국정조사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 중 하나"라고 밝혔으나 실제 조사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법조계에는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에 대해 과도하다는 목소리와 사유가 분명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한 고법판사는 "국정조사를 한다면 대법원장이 응해야 하는지도 문제인데, 우선 국정조사를 하려는 사유가 불분명하다"며 "오세훈 서울시장 항소심 재판을 문제 삼는 것은 '재판에 관한 사안'이므로 애매해 보이고,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이슈는 대법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청와대도 연관될 수밖에 없어 국정조사를 하려고 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업무추진비 문제에 대해선 법원 내 직원들과도 연결될 수 있는 문제"라며 "대법원장이라는 사람을 상대로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것인데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도 "하급심 사건에 대법원장이 관여할 수 없는데, 이를 탄핵 사유로 거론하면서 국정조사 사유로 드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실제 국정조사 때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는 사람들이 대부분 법원 직원, 법관일 텐데 이런 모습으로 사법부를 위축하게 하는 건 부적절해 보인다"며 "매번 정치인 관련 사건에서 이러한 모습들이 이어진다면 재판 업무를 하고 있는 법관 개인이나 또 법원의 일원인 직원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원이라는 곳은 재판에 있어 누구도 관여할 수 없는 곳인데, 재판 하나하나를 따지며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과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 등이 재판에 관여한다고 하는데 오히려 그 재판, 다른 재판에까지 정치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결국 그 피해는 일반적인 사법 판단을 받게 되는 국민에게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shh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