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트렌드에만 집착하거나 따라가면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모호해질 것 같아요."
대학생 박인하 씨(23·남)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과일 찹쌀떡 '한정선'을 일부러 먹지 않고 있다. 개당 6000원에 달하는 가격도 부담스럽지만 유행한다는 이유만으로 긴 줄을 서기보다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 씨는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유행을 놓쳤다고 불안해하기보다 나만의 취향을 구축해 나가는 게 더 좋다"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기준대로 살고 싶다"고 했다.
최근 2030 사이에서 유행을 무작정 따라가기보다 자신의 취향과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조모'(JOMO) 생활 방식이 관심을 끌고 있다.
조모는 'Joy of Missing Out'의 줄임말로 '놓치는 것의 즐거움'을 뜻한다. 유행에 뒤처지거나 타인의 경험에서 소외될까 봐 불안해하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모든 유행이나 인간관계를 끊어내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활동에서 거리를 두고 자신에게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취재에 응한 청년들은 유행을 따라가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심리적 부담보다 자신의 취향과 만족감을 우선시하고 있었다.
김하나 씨(28·여)는 최근 유행하는 가방 꾸미기에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 가방에 키링(열쇠고리)을 다는 것이 귀엽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취향에는 맞지 않아서다.
김 씨는 "유행을 따르다 보면 조급해지는 마음이 생기고 그 상태가 불편하다"며 "유행을 따르지 않으면 소외된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중요한 기회를 놓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닝크루 열풍에도 자신만의 운동 방식을 고수한 사례가 있다. 이총민 씨(27·남)는 평소 달리기를 즐기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뛰는 러닝크루에는 가입하지 않았다. 정해진 시간에 다른 사람들과 보조를 맞추기보다 자신의 일정과 몸 상태에 맞춰 혼자 뛰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씨는 "모든 유행이나 모임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남들이 무엇을 하는지보다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중요한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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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선택이 반드시 인간관계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과 맞지 않는 모임을 포기하면서도 필요한 관계와 유행은 유지하려는 이들도 있다.
민지원 씨(22·여)는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 맞지 않는 사람들과의 모임에 일부러 참석하지 않은 경험이 있다. 민 씨는 "속으로는 조금 신경이 쓰였지만 그래도 제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유행을 적절히 따라가는 것도 사회생활에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 씨는 "트렌드를 모르면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유행을 무조건 배제하는 것 역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민서 씨(23·여)도 "SNS에서 접하는 유행은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유용한 소재"라며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소외되지 않고 원만하게 대화하려면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끔은 의무적으로 유행을 따라간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며 "아예 벗어나서 생활하는 것도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유행 좇는 피로감 커져…주체적 삶 추구하는 현상"
전문가는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을 좇는 데 따른 경제적·시간적 부담과 SNS 피로감이 조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유행을 계속 따라가려면 경제적 부담뿐 아니라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며 "취업 준비 등 해야 할 일이 많은 젊은 세대에게는 이러한 부담이 피로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들이 한다고 무조건 따라가기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삶을 독립적으로 설계하면 주체성과 만족감이 높아진다"며 "자기효능감 역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조모가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극단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타인과의 관계를 단절하기보다 주체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조모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젊은 세대가 SNS에서 남들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던 데서 벗어나 보여지는 것보다 내면의 가치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며 "자신의 인생을 더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sb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