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분 만에 회복된 한쪽 마비, 미니 뇌졸중 신호일 수 있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8일, PM 01:10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뇌졸중을 포함한 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뇌졸중의 경고 신호는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미니 뇌졸중이라 불리는 일과성 허혈발작이 이에 해당한다.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졌다가 몇 분 만에 회복되면 단순 피로로 여기기 쉽지만, 이는 뇌혈류 문제로 인한 일과성 허혈발작일 수 있다. 이후 뇌졸중이 뒤따르거나 이미 뇌경색이 발생한 상태일 수 있어 사라진 증상까지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박정훈 센터장은 “일과성 허혈발작이 발생했을 때 마비나 언어장애 증상이 금방 회복되는 것은 혈액 공급이 다시 이뤄지면서 뇌 기능이 돌아왔기 때문일 뿐, 혈관 문제가 완벽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며 “뇌경색이 다시 올 거라는 중요한 전조 증상으로 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 짧게 끝난 마비·말 어눌함 ... 사라져도 주의

일과성 허혈발작은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혀 마비, 감각저하, 언어장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생겼다가 회복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뇌혈관의 죽상경화증으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거나 심장 또는 다른 혈관에서 생긴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발생한다. 증상이 사라졌더라도 이후 혈관이 다시 막혀 혈류 차단이 지속되면 뇌세포가 손상되는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미국심장협회(AHA)는 2023년 국제학술지 Stroke에 발표한 과학적 성명에서 일과성 허혈발작 후 90일 이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최대 17.8%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기간 발생하는 뇌졸중의 거의 절반은 일과성 허혈발작 발생 후 2일 안에 집중된다. 또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일과성 허혈발작을 경험한 환자는 장기적으로도 일반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약 5배 높다.

이미 뇌졸중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미국심장협회는 일과성 허혈발작이 의심되어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약 40%, 즉 5명 중 2명이 MRI 검사 결과 뇌졸중으로 진단된다고 설명했다. 증상이 회복된 뒤에도 뇌영상과 혈관 상태를 통해 뇌졸중 여부나 향후 위험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일과성 허혈발작은 뇌졸중처럼 갑자기 시작하고, 대개 한 시간 안에 사라진다.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고,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익숙한 단어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한쪽 눈이 보이지 않거나 물체가 둘로 보이고 균형을 잡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뇌졸중 의심 증상을 빠르게 확인하고 대응하기 위해 얼굴(Face), 팔(Arm), 말하기(Speech), 시간(Time)을 뜻하는 FAST법칙을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 회복돼도 응급실 찾고... 뇌졸중 막아야

의심 증상이 생겼다면 회복 여부를 기다리지 말고 119 신고를 통해 응급실로 가야 한다. 이미 증상이 없어졌어도 마찬가지다. 직접 운전하지 말고, 처음 증상이 나타난 시각과 지속 시간, 어느 쪽 팔다리에 이상이 있었는지를 의료진에게 알린다. 함께 있던 사람이 당시 말투나 움직임을 설명하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일단 쉬어보거나 아스피린부터 임의로 복용하며 진료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

검사는 뇌졸중이 이미 발생했는지와 앞으로 무엇을 치료해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뇌 CT·MRI 등으로 출혈이나 경색 여부를 확인하고, 혈관조영술이나 경동맥 초음파로 뇌·목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혔는지 살핀다. 심전도 검사로는 심방세동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심방세동처럼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면 심방 안에 혈액이 정체돼 혈전이 생기고, 이것이 뇌혈관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관련 혈관의 협착이 심하면 입원해 평가·치료할 수 있다.

치료는 심장 이외의 원인으로 발생한 경우에는 주로 혈소판이 뭉치는 것을 억제하는 항혈소판제를 사용하고, 심방세동이 원인이면 혈액응고 과정을 억제하는 항응고제가 중요하다. 증상을 일으킨 경동맥 협착이 심하면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한지도 평가한다.

박정훈 센터장은 “일과성 허혈발작은 한 번의 사건으로 넘길 일이 아니라 뇌졸중 예방을 위한 장기 관리의 출발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평소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을 꾸준히 관리하고, 혈관 건강을 망치는 흡연과 음주를 삼가는 예방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몇 분 만에 회복된 한쪽 마비, 미니 뇌졸중 신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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