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아버지 장모 경감이 28일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수사정보 누설과 증거 은닉 방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경찰관들의 재판에 출석해 증인 신문을 받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박 경감 등은 지난 5월 장윤기의 여고생 살해 사건을 수사하면서 주요 증거인 케이블타이가 들어 있는 차량을 장윤기 부친인 장 경감에게 돌려주고, 장윤기의 자취방에서 발견된 리얼돌을 폐기하도록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정 모자와 검정 옷, 검정 마스크를 착용한 채 얼굴을 모두 가린 장 경감은 이날 늦은 오후 증인 신문 직후 달아나듯 법정을 빠져나갔다.
장 경감은 재판 이후 취재진과 만나 피해자 이채원 양에게는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후 증거인멸 등 이유에 대해서는 대답을 하지 않다가 “그 당시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렇게 착한 아들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게 저도 납득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장윤기 혐의를 벗기기 위해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에는 “그건 아닌 걸 잘 알지 않느냐”, 장윤기가 성적으로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몰랐다”고 했다.
이날 증인신문에서는 장윤기 부친인 장 경감이 아들의 차량과 주거지에 있던 물건들을 옮기거나 폐기한 과정과 경위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장 경감은 경찰 후배로부터 차량 열쇠를 넘겨받은 뒤 혈흔을 닦고 내부 물건을 정리했으며, 차량에 있던 대형 케이블타이도 가져갔다.
재판부는 장 경감이 당시 아들이 아닌 제3자가 범행했을 가능성을 의심했다면서도 차량의 혈흔과 소지품을 정리한 이유를 물었다. 제3자의 범행 가능성을 확인하려면 오히려 증거를 보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추궁했다.
아들의 집에서 발견한 훼손된 리얼돌 두 점을 분해해 버린 경위도 쟁점이 됐다. 검사는 장윤기 부친이 공소청 조사에서 “순간 미친놈이라고 생각했다. 리얼돌 뿐 아니라 집안 상태 등을 보고 정말 미쳤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부분을 짚으며 부친 역시도 ‘성적 목적 살인’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검사 측은 “일반적이라면 굳이 그렇게까지 가슴 부위를 도려내거나 허벅지 쪽을 찢어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장 경감의 과거 진술을 꼬집었다.
이에 검사 측이 “아들이 성적으로 왜곡된 사고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느냐”고 묻자 장 경감은 “그렇게까지 깊이 생각을 안 했다”고 말했다.
리얼돌을 다른 지역에 나눠 버린 이유 역시도 아들과 관련한 과장되거나 허위인 내용이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올 것을 우려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휴대전화 등을 태운 사실에 대해서는 “그동안 안 쓰던 휴대전화 7~8점이 있었다”며 “휴대전화만 태운 게 아니라 앨범 관련 물품이나 집에서 안 쓰던 책 등도 다 버렸다”고 진술했다.
한편 장윤기는 지난 5월 귀가하던 여고생을 성범죄 목적으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장윤기의 아버지는 형법상 친족 간 특례에 따라 증거인멸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 장윤기 아버지에게 수사 정보를 알려주거나 증거를 인멸하고, 방조한 혐의를 받는 경찰관들은 현재 재판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