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일까 봐 먼저 죽였다"…잠자던 60대 환자 소화기로 살해한 70대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29일, AM 05:10

JTBC '사건반장'

경북 포항의 한 요양병원에서 70대 남성이 잠자던 60대 환자를 소화기로 때려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해 유족이 병원 측의 초기 대응에 문제를 제기했다.

27일 JTBC '사건반장'에는 요양병원에 입원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아버지를 잃었다는 딸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에 따르면 경증 치매를 앓던 아버지는 기존에 다니던 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지난 7월 포항 북구의 한 요양병원으로 옮겼다.

사건은 8월 2일 오전 11시께 발생했다. 당시 병실에서 잠을 자고 있던 A 씨의 아버지를 70대 남성 B 씨가 길이 44㎝, 무게 5㎏의 소화기로 5~6차례 가격했다.

피해자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상태가 위중해 수술을 조기에 마쳤고, 중환자실로 이송된 뒤 다음 날 숨졌다.

A 씨는 아버지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처음에는 정확한 사고 경위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떻게 다쳤기에 수술까지 해야 하느냐고 물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어머니에게 경찰 전화가 온 뒤에야 소화기로 맞았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중환자실에서 아버지를 보는 순간 주저앉았다. 너무 처참했고, 제가 알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유족에 따르면 요양병원 측은 최초 연락 당시 피해자가 다른 환자와 다투다가 넘어져 다쳤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JTBC '사건반장'

가해 남성이 밝힌 범행 이유도 충격을 안겼다. A 씨는 "공소장에 따르면 가해자는 체격이 큰 아버지에게 위협을 느껴 자신이 살해당할까 봐 먼저 죽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B 씨는 재판 과정에서 병원에 오래 입원해 있었던 점을 언급하며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소화기로 피해자의 머리를 반복해서 때린 행위에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B 씨가 범행 경위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심신장애 관련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B 씨에게 살인죄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B 씨는 항소했으며, 검찰 역시 형량이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유족은 요양병원의 관리와 응급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A 씨 측은 사건 당시 해당 층에 간호사 등 의료진이 없었으며, 아버지가 피를 흘린 채 발견된 뒤 구급차로 이송되기까지 약 30분이 걸렸다고 밝혔다.

유족은 병원의 미흡한 대응으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반면 병원 측은 사건을 인지한 직후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응급조치를 시행했다고 반박했다.

또 당직 의사의 판단에 따라 응급의료기관으로 전원을 결정했으며, 이송 당시 응급구조사와 간호사가 동행했다고 설명했다. 내부 보고와 112 신고를 진행하고 수사에도 협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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