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불러내 정강이 찬 고교생…法, ‘일상 갈등’ 학폭위 판단 뒤집었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9일, PM 01:26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고등학생이 친구를 화장실로 불러내 사과를 요구하며 정강이를 찬 사건을 학교폭력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교육 당국의 처분이 법원에서 취소됐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제1-1행정부(재판장 천종호)는 고등학생 A군이 부산 동래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제기한 ‘조치없음’(학교폭력 아님)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해당 사건은 같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A군과 B군이 지난해 3월 학교에서 축구 실력에 대한 대화를 둘러싸고 갈등한 것에서 비롯됐다.

B군은 A군이 자신에 대해 험담했다며 A군을 화장실로 불러내 사과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B군은 A군에게 욕설하고 정강이를 발로 2∼3차례 걷어찬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중학교 시절부터 욕설과 협박, 금전 요구 등을 당했다며 해당 사건을 포함한 9건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했다.

그러나 동래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지난해 4월 이들 사건이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B군이 A군의 정강이를 걷어찬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행위의 수위와 횟수, 싸움의 앞뒤 정황 등을 고려할 때 그 나이대 남학생들 사이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수준의 갈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불복한 A군 측은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재판부는 나머지 8건에 대해서는 교육 당국의 판단을 받아들였지만, 정강이를 걷어찬 사건은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 과정에서는 사건을 목격한 학생들이 B군이 A군을 일방적으로 발로 찼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한 목격자는 B군이 화장실을 떠난 뒤 A군이 울었고 다른 친구가 이를 달래줬다고 했다.

B군도 A군의 정강이를 발로 찬 사실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원고가 참가인에 대해 뒷담화한 것은 맞지만 그것이 화장실에 불려 가 폭행당할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며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은 합리적인 재량권 행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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