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사망률 5.2배의 현실…10명 중 4명 건강검진 못 받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9일, PM 01:31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장애인의 사망률이 비장애인의 5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10명 중 9명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지만 10명 중 4명 가까이는 일반건강검진을 받지 못했다. 특히 뇌병변장애인은 절반 이상이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고 여성 장애인의 자궁경부암 검진 수검률도 40%에 미치지 못했다.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단계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는 셈이다.

이미지=AI활용 제작
이미지=AI활용 제작
29일 국립재활원이 개최한 ‘2026년 장애인 건강보건통계 콘퍼런스’ 발표자료에 따르면 2024년 장애인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3638.7명으로 비장애인(702.6명)의 약 5.2배에 달했다. 2018년 2927.7명이었던 장애인 사망률은 2022년 3885.4명까지 높아졌다가 2023년 3580.6명으로 낮아졌지만 2024년 다시 상승했다. 다만 이는 연령 구조를 보정하지 않은 조사망률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연령 분포 차이가 반영된 수치다.

건강 격차는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건강검진 단계부터 확인됐다. 2024년 장애인의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은 63.4%로 비장애인(75.7%)보다 12.3%포인트 낮았다. 장애인 100명 중 약 37명이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것이다.

장애 정도와 유형에 따른 차이는 더 컸다. 중증장애인의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은 53.7%로 비장애인보다 22.0%포인트 낮았다. 장애유형별로는 뇌병변장애인이 43.5%로 가장 낮았고 정신장애인(46.2%), 신장장애인(46.4%)이 뒤를 이었다. 반면 안면장애인은 75.7%, 지체장애인은 70.6%로 장애유형 간 최대 32.2%포인트의 격차가 나타났다.

암검진에서도 사각지대가 확인됐다. 장애인의 전체 암검진 수검률은 46.4%로 비장애인(59.6%)보다 13.2%포인트 낮았다. 특히 여성 암검진의 격차가 컸다. 자궁경부암 검진 수검률은 장애인 37.7%, 비장애인 61.2%로 23.5%포인트 차이가 났다. 유방암 검진 역시 장애인 45.4%, 비장애인 64.5%로 19.1%포인트 낮았다. 장애유형별 암검진 수검률은 자폐성장애인이 13.5%로 가장 낮았다.

건강검진 참여율은 낮지만 만성질환 부담은 컸다. 장애인의 90.6%가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장애인(57.1%)의 약 1.6배 수준이다. 고혈압 유병률은 장애인 52.8%, 비장애인 21.7%로 2.4배 차이가 났다. 당뇨병 역시 장애인 35.8%, 비장애인 15.4%로 2.3배 높았다. 심장질환 유병률은 장애인 20.6%로 비장애인(6.8%)의 3배에 달했다.

의료기관 이용량도 많았다. 2024년 장애인의 1인당 연평균 입·내원일수는 55.7일로 비장애인(20.1일)의 약 2.8배였다. 장애인은 의료기관을 더 자주 이용하면서도 예방적 건강관리의 출발점인 건강검진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참여율을 보인 것이다.

국립재활원은 의료이용량이 많다는 사실이 곧 의료접근성이 높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의료기관을 얼마나 자주 이용하는지뿐 아니라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적절한 시점에 받을 수 있는지, 검진 이후 진단과 치료, 지속적인 건강관리로 이어지는지까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수립한 ‘제1차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2026~2030)’에 따라 장애인의 의료접근성 향상과 건강관리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재활원은 건강검진과 의료이용, 만성질환, 사망률 등 104개 통계 항목을 활용해 장애인의 건강 격차를 분석하고 정책 성과를 점검할 수 있는 건강지표를 발전시킬 계획이다.

김동아 국립재활원장은 “장애인 건강보건통계가 단순한 통계 수치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장애인의 건강 변화를 지속해서 확인하고 정책의 성과를 점검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도록 통계의 품질과 활용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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