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절반이 가향담배인데…멘톨·과일향 금지 추진되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9일, PM 01:31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국내 담배시장에서 가향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면서 정부가 멘톨·과일향 등 담배의 맛과 향을 높이는 첨가물에 대한 규제 검토에 나선다. 담배에 사용되는 첨가물의 종류와 용도, 인체 위험성 등을 분석해 특정 성분의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까지 살펴보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규제 대상과 시점은 정해지지 않아 실제 금지 조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미지=생성형AI 활용 제작
이미지=생성형AI 활용 제작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담배유해성관리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제1차 담배 유해성 관리 기본계획(2027~2031)’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담배유해성관리법 시행 이후 처음 마련된 5개년 계획이다.

정부가 가향담배에 주목하는 것은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가향담배 시장 점유율은 2013년 9.8%에서 2018년 30.8%, 2023년 46.5%로 상승했다. 10년 사이 36.7%포인트 높아졌다. 판매되는 담배의 절반 가까이가 가향담배인 셈이다.

가향담배는 멘톨이나 과일향 등을 첨가해 담배 특유의 자극적인 맛과 냄새를 줄인 제품이다. 이러한 첨가물은 흡연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고 특히 청소년과 비흡연자의 흡연 시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왔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가이드라인도 담배의 맛을 개선하기 위한 첨가물 사용금지를 권고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가향담배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브라질은 2012년 담배의 맛과 향을 높이는 첨가물의 사용을 광범위하게 금지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캐나다는 가향담배 규제를 단계적으로 강화해 2017년부터 궐련과 대부분의 시가 등에 멘톨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9년부터 과일·초콜릿·커피향 등 특징적인 향을 내는 일반 궐련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멘톨은 연방 차원의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캘리포니아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멘톨 담배 판매도 금지하고 있다. 전자담배는 별도의 제품별 심사를 거쳐 판매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

우리 정부도 담배의 맛과 향을 높이는 첨가물에 대한 관리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우선 담배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첨가물 정보를 확보하고 인체 위험성과 흡연을 유도하는 특성 등을 분석한다. 이후 해외 규제 사례와 국내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특정 성분의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까지 단계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담배회사로부터 확보하는 성분정보도 확대한다. 현재는 유해성분 검사결과서와 담배에 사용된 성분 명칭 등을 제출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성분별 사용 용도까지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련 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유해성분 검사도 강화한다.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의 검사성분은 현재 44종에서 2030년 50여 종으로, 액상형 전자담배는 20종에서 30여 종으로 늘린다. 무연담배와 시가, 물담배 등 기존 검사 대상에서 제외된 제품도 단계적으로 포함한다.

신제품 검사 의뢰 시점은 현행 판매 개시 다음 연도 상반기에서 판매 개시 후 1개월 이내로 앞당긴다. 최대 17개월 단축되는 것으로, 신제품 출시 이후 유해성분 관리의 공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중장기적으로는 담배 가격신고 전에 검사를 의뢰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담배 유해성분에 대한 과학적 검증과 정보공개를 강화하고 이를 금연정책과 연계할 방침이다. 2025년 기준 남성 36.3%, 여성 8.6%인 성인 담배제품 현재사용률을 2030년까지 각각 29.0%, 6.0%로 낮추겠다는 목표다.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급변하는 담배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담배 유해성분 관리체계를 조속히 정착시키고 강력한 규제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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