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인 줄 알았다"…'구로구 미라 시신 유기' 2명 구속 면해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29일, PM 08:05

서울 구로구 주택가 인근 쓰레기 더미에 미라화된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80대 김 모 씨(왼쪽), 60대 김 모 씨가 29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2026.10.29 ⓒ 뉴스1 안소연 기자

서울 구로구 주택가 인근 쓰레기 더미에 미라화된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남성 2명이 구속을 면했다.

서울남부지법 김지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각각 시체유기 교사 및 시체유기 혐의로 80대 김 모 씨와 60대 김 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모두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들에 대해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구속의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80대 김 씨에 대해서는 주거가 일정하고 고령인 점, 50년 전 처벌 받은 것 외에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 60대 김 씨에 대해서는 주거가 일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반성하고 있는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앞서 60대 김 씨는 이날 오전 10시 8분쯤 마스크와 흰 모자를 쓴 채 법원에 출석해 "시신 유기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예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또 "옮기면서 시신이라는 것을 알았냐"는 질문에 "몰랐다. 인형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80대 김 씨는 마스크와 검은 모자를 쓰고 모습을 드러냈지만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22일 서울 구로구 주택가 쓰레기 더미에 미라화된 시신을 함께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27일 오전 11시쯤 미라화된 시신을 발견했다는 환경미화원 신고를 받은 뒤 사망자가 홀로 그 자리에서 사망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용의자를 추적해 이들을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로 확인됐다. 80대 김 씨는 서울 구로구 소재 다세대 주택의 집주인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80대 김 씨는 "인형처럼 보이는 물건이 있어 이를 버리도록 지시했을 뿐 시신인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걸로 전해졌다.

60대 김 씨는 "해당 물체를 버리는 과정에서 시신일 수 있다는 의심이 들었지만, 김 씨의 지시에 따라 유기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진술에 의문점이 있다고 보고 부검 및 보강 조사를 통해 진술 신빙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변사자의 신원을 중국인 남성으로 특정했다. 숨진 남성은 불법체류자로, 80대 김 씨 소유의 주택에서 아내와 함께 거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전 시신을 부검했으나 부패 등으로 인해 사망 원인과 사망 일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구두 소견을 냈다. 최종 부검 감정 결과는 추후 나올 예정이다.

경찰은 밝혀진 신원을 바탕으로 변사자의 사망 전 행적과 사망 경위 등을 수사 중이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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