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육영수예요, 담배 줄이세요"…청와대서도 지켜본 '수사반장' 최불암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30일, AM 10:49

명예 국가수사본부장(명예 치안정감)으로 위촉된 배우 최불암이 28일 경찰청 참수리홀에서 열린 우수 수사팀 특진 임용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경찰청 제공) 2024.6.28 © 뉴스1 박지혜 기자

'국민 배우' 최불암이 향년 87세로 별세한 가운데, 생전 고(故) 육영수 여사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았다고 털어놓은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30일 사단법인 제로캠프에 따르면 최불암은 건강 악화로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지난 29일 오후 10시 30분 별세했다. 향년 87세다.

고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2024년 방송된 MBC '돌아온 레전드 수사반장-반장네 모임'에서 공개한 고 육영수 여사와의 특별한 인연도 눈길을 끈다.

당시 최불암은 드라마 '수사반장'이 방영되던 1974년 청와대에서 걸려 온 전화 한 통을 떠올렸다.

그는 "1974년도 일요일이었다. 집사람이 전화를 받더니 '여보 청와대 부속실에서 전화가 왔어'라고 하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받아서 어정쩡하게 기다리는데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나 육영수예요'라고 그러더라. 벌떡 일어났다"며 뜻밖의 전화에 놀랐던 당시를 회상했다.

육 여사가 최불암에게 직접 전화를 건 이유는 '수사반장' 속 그의 흡연 장면 때문이었다.

최불암은 "담배를 몇 대를 태우세요?"라는 육 여사의 질문에 "넉 대 태웁니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육 여사는 "아이고, 두 대로만 해요"라고 부탁했다.

뜻밖의 요청을 받은 최불암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목소리까지 들렸다고 했다.

최불암은 "전화 너머 대통령께서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그래'라고 하시더라"며 "그게 잊히지 않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당시 '수사반장'에는 최불암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자주 등장했다. 그는 1971년부터 1989년까지 방송된 MBC '수사반장'에서 주인공 박 반장 역을 맡아 강직하면서도 인간적인 형사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수사반장은 그를 전국적인 스타로 만든 대표작이다.

이후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송된 MBC 농촌드라마 '전원일기'에서는 김 회장 역을 맡아 푸근한 가장의 모습을 선보이며 '국민 아버지'라는 별칭을 얻었다.

1939년 태어난 최불암은 1959년 연극 '햄릿'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제1공화국', '여명의 눈동자', '그대 그리고 나', '영웅시대'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 방송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2011년부터 2025년까지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 진행자로 활약하며 전국 곳곳의 음식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올해 3월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을 당시 최불암 측은 재활 치료에 집중하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결국 5개월여 만에 별세 소식이 전해졌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이날 오전 10시부터 조문객을 맞는다.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진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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