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때 성폭행으로 출산, 숨긴 아내"…신혼 남편, 혼인 취소 고민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31일, AM 05:05


결혼 후 아내가 과거 성폭력 피해로 아이를 출산했고, 이후 입양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성이 혼란스러운 심정을 털어놓았다.

3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남성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는 "한창 행복하게 신혼생활을 즐겨야 할 때인데 요즘 고민이 많다"고 운을 뗐다.

A 씨가 아내를 처음 만난 곳은 봉사활동 모임이었다. 말수는 적었지만 묵묵히 자기 일을 해내는 모습에 반했다.

그러나 아내의 마음을 얻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A 씨는 약 6개월 동안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 끝에 마음을 고백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진심을 전했고, 1년쯤 지나서야 아내와 연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다.

결혼까지의 과정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아내가 원래 결혼할 생각이 없는 비혼주의자였기 때문이다.

A 씨는 "마침내 청첩장을 돌렸을 때 친구들이 인간승리라며 축하해줬다"며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 아내가 결혼 전 아이를 출산한 경험이 있었다는 것이다.

A 씨가 들은 아내의 사연은 더욱 가슴 아팠다. 아내는 10대 시절 성폭력 피해를 봤고, 그 일로 임신해 아이를 낳게 됐다고 털어놨다.

당시 어린 나이에 아이를 직접 키울 형편이 되지 않아 입양을 보냈으며, 이후 아이를 한 번도 만나지 못했고 현재 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A 씨는 아내가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그동안 자신에게 말하지 못했던 이유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당혹감과 서운함도 감출 수 없었다.

A 씨는 "아내를 사랑해서 결혼했고 아내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면서도 "만약 결혼 전에 이 사실을 알았더라도 아무 망설임 없이 결혼을 결심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런 마음을 갖게 돼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다"며 "지금은 아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앞으로 결혼생활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호소했다.

고민이 깊어진 A 씨는 인터넷에서 배우자가 결혼 전 출산 사실을 숨겼다면 혼인을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접했다.

이에 A 씨는 "정말 이런 이유로 혼인을 취소할 수 있는 것이냐"며 "아내가 성폭력 피해로 아이를 낳게 됐다는 사정도 법적인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박이찬 변호사는 "혼인 취소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혼은 가능한 걸로 보이긴 한다. 혼인 취소가 인정되려면 상대방의 혼인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기망 행위가 있었을 경우에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연의 경우 상대방이 청소년 시절에 성폭행 피해로 출산했고 그 이후에 아이를 입양 보낸 거다. 그런 사정이 함께 고려된다면 단순히 과거 출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하는 것만으로 혼인 취소는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혼은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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