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무소속 의원. 2026.9.7 © 뉴스1 황기선 기자
각종 비위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31일 6개월여 만에 경찰에 다시 출석한다. 구속영장 반려 이후 보완수사에서는 김 의원이 핵심 참고인에게 직접 연락을 시도하는 등 증거인멸과 진술 회유가 의심되는 정황이 잇따라 드러났다.
검찰(현 공소청)은 영장 반려 당시 지난 4월 마지막 조사 이후의 추가 증거인멸 정황을 확인하도록 요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김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 4월 10일 이후 처음이자 여덟 번째 소환조사다. 경찰은 이날 조사를 마친 뒤 보완수사 결과를 종합해 조만간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 등 사건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김병기, 참고인에 통화 시도…보좌관이 변호사 연결도
보완수사 과정에서는 김 의원이 핵심 참고인에게 직접 연락을 시도하고, 의원실 측이 해당 참고인에게 변호사를 연결해 경찰 조사에 입회시킨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김 의원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직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총 3000만 원을 받았다가 수개월 뒤 돌려줬다는 '공천헌금' 의혹을 수사해 왔다.
전직 구의원들은 각각 기존 지역사무실과 새 사무실에서 돈을 돌려받았다고 진술했다. 반면 김 의원 측은 당시 사무실이 이전 공사 중이어서 정례회의 자체가 열릴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공사 기간과 사무실 이전 시점이 쟁점이 됐다.
이 과정에서 당시 민주당 동작갑지역위원회 사무국장이던 A 씨 명의의 확인서가 경찰에 제출됐다. 전직 구의원이 돈을 돌려받았다고 지목한 날에는 아직 새 사무실로 이전하기 전이었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A 씨는 지난달 23일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 이전 날짜가 기억나지 않았지만 김 의원이 제시한 날짜를 토대로 작성된 확인서에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김 의원이 A 씨에게 직접 연락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인터뷰 보도 나흘 전인 지난달 19일 텔레그램으로 A 씨에게 세 차례 전화를 걸었다.오전 10시 48분에 두 차례, 오후 3시 54분에 한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통화는 성사되지 않았다.
A 씨의 인터뷰가 보도된 이후에는 김 의원 측 보좌관이 A 씨에게 변호사 연락처를 전달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이 변호사는 이달 7일 진행된 A 씨의 경찰 참고인 조사에 실제로 입회했다.
조사에 참여한 변호사는 이후 A 씨의 동의 없이 진술 내용에 관한 정보공개를 청구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를 두고 A 씨의 진술을 확보해 김 의원 측에 전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A 씨로부터 김 의원의 통화 시도 기록과 변호사 연결 과정의 대화 내역 등을 제출받아 접촉 경위와 진술 회유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 '마지막 조사 이후 증거인멸 정황' 확인 요구…재신청 여지 남아
앞서 경찰은 지난달 7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김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현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은 같은 달 11일 구속 필요성 소명이 부족하다며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당시 검찰은 김 의원이 일곱 차례 소환조사에 응한 점과 마지막 조사 이후 영장 신청까지 약 5개월간의 수사 경과를 판단 근거로 들었다.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에 응해온 김 의원을 현시점에 구속해야 할 이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검찰이 김 의원의 반복 출석과 장기간의 수사 경과를 반려 근거로 든 만큼, 불구속 송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영장 재신청 가능성도 열려 있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는 지난 4월 마지막 조사 이후 추가로 증거인멸을 의심할 정황이 있었는지 확인하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구속 필요성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행위를 확인하라는 취지다.
김 의원의 전화 시도와 김 의원 측이 소개한 변호사의 조사 입회·정보공개 청구는 모두 마지막 피의자 조사 이후 이뤄졌다. 검찰이 확인을 요구한 시기의 증거인멸 의심 정황이 보완수사에서 드러난 셈이다.
경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승인한 수사 연장 기한은 이날까지다. 경찰은 이날 조사를 마친 뒤 보완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e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