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찾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인파가 본격적으로 몰리기 전인 거리는 한산했다. 2026.10.31 © 뉴스1 윤지오 기자
이태원 참사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핼러윈 당일이 주말과 겹친 31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은 본격적으로 인파가 몰리기 전이라 비교적 한산했다. 개성 있는 분장을 한 시민들과 가족·연인들이 거리를 오가며 들뜬 분위기를 더했다.
이날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해밀톤호텔 뒤편 세계음식문화거리의 가게들은 유령과 거미줄 장식, 호박등으로 핼러윈 분위기를 냈다. 스파이더맨 복장이나 코끼리 가면을 쓴 아이들은 풍선을 들고 거리를 누비거나 호박등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는 영화 '스크림' 속 유령 가면을 쓴 남성이 아이들에게 장난을 걸었다. 한 여자아이가 무서워하자 가족들은 "악수해야 갈 수 있다"며 웃었다. 가면을 쓴 오 모 씨(39)는 수원에서 처음 이태원을 찾았다며 "아이들과 장난치는 것도, 사람들이 쳐다봐도 눈치 볼 필요가 없어서 재미있다"고 말했다.
해골 모양의 모자를 쓴 30대 남성 이 모 씨는 애니메이션 '치이카와'에 등장하는 '세이렌' 캐릭터 풍선을 들어 보이며 "직접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씨는 매년 핼러윈이면 이태원을 찾는다고 했다.
31일 오후 찾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추모벽. 2026.10.31 © 뉴스1 윤지오 기자
해밀톤호텔 옆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추모벽에는 4년 전 발생한 참사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 도시는 당신을 기억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등의 메시지가 적힌 수백 장의 포스트잇이 바람에 흔들렸다.
참사 당시 맞은편 거리에서 현장을 목격한 미국인 앤디(35)는 추모벽 앞에서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그는 "그날 이후 이 길을 걸으면 감정이 북받쳐 힘들다"며 "그래도 희생자들을 기억하려 매년 핼러윈이면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참사 당일 아들과 이곳에 왔다가 일찍 귀가했던 40대 여성 민 모 씨도 추모벽을 찾았다. 그는 "아이가 그날을 기억하고 있어 이곳이있어 이곳이 참사가 일어난 장소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며 "사람들이 쓰러져 있다는 말을 듣고도 믿기지 않았는데, TV를 틀었더니 나오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태원역 앞 혼잡도 전광판에는 같은 시각 세계음식문화거리와 이태원역, 이태원 관광특구 모두 '보행원활'로 표시돼 있었다. 시민들의 통행도 대체로 원활했다. 인근 한강진역과 녹사평역을 이용해 귀가해 달라는 현수막도 걸렸다.
31일 오후 이태원역 앞 전광판에 '보행원활'이 표시돼 있는 모습. 2026.10.31 © 뉴스1 윤지오 기자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이태원 관광특구의 인구는 1만 4000~1만 6000명으로 추산됐다. 혼잡도는 '붐빔' 수준이다. 이태원역은 5500~6000명으로, '여유' 수준이다.
경찰은 지난 23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를 핼러윈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전국 중점 관리지역 28곳을 중심으로 7800여 명을 투입한다. 이날 이태원에서는 지난해보다 80여 명 늘어난 경찰 370명이 인파 관리에 나선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이태원119안전센터에서 녹사평광장까지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차도를 보행 공간으로 개방한다. 경찰은 이태원역과 세계음식문화거리 일대에 최대 3만 명이 몰리고,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1시 사이 가장 혼잡할 것으로 내다봤다.
혼잡도가 '매우 혼잡' 단계에 이르면 세계음식문화거리 진입을 차단하고 일부 골목을 일방통행로로 운영한다. 상황에 따라 지하철 무정차 통과도 검토한다.
e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