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학대 피해아동' 신상공개 막았다…공소청, 공익대표 기능 강화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1일, AM 06:30

서울 서초구 공소청에서 공소청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 뉴스1

친부에게 장기간 성적 학대를 당한 13세 아동의 개인정보가 후견인 지정 과정에서 외부에 노출될 뻔했지만 공소청이 법원의 '직권 후견인 선정'을 이끌어내면서 사생활 침해를 피했다.

1일 공소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창원지방공소청 밀양지청은 13세 아동을 장기간 추행하고 학대한 친부와 이를 방조한 친모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어 밀양지청은 피해아동의 의사를 고려해 지난해 11월 친부와 친모에 대한 친권상실 심판을 청구했다. 검사는 부모가 친권을 남용해 자녀의 복리를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법원에 친권상실을 청구할 수 있다.

부모 두 사람이 모두 친권을 잃은 경우 피해아동에게는 법적 보호자가 한 명도 남지 않아 후견인이 필요한 상태였다. 당시 피해아동은 보호시설에 머물고 있어 보호시설장이 후견인이 될 상황이었다.

그러나 후견인 지정 절차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시설미성년후견법에 따라 후견인 지정이 이루어질 경우 부양의무자 확인을 위한 공고 절차가 필요했던 것이다.

현행 시설미성년후견법 제4조(부양의무자 확인 공고)는 '보호시설의 장은 해당 보호시설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에게 부양의무자 확인 공고를 의뢰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아동을 맡을 가족이 있는지 찾는 취지지만, 영유아가 아니라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청소년기 아동에게도 예외 없이 공고의무가 적용된다.

공고 절차는 통상 지방자치단체 공식 홈페이지에 아동의 얼굴 사진과 인적사항, 소재 시설 위치 등을 게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피해아동은 실질적으로 후견인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후견인 선정을 포기하거나 사생활 침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당시 피해아동도 자신의 개인정보가 지자체 홈페이지에 올라간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극구 거부했다. 또래 친구들이 언제든지 검색해 볼 수 있는 곳에 자신의 사진과 보호시설 위치가 올라가는 셈이었다.

밀양지청은 피해아동이 만 13세 사춘기 청소년이라는 점을 고려해 공고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했고, 검사는 법원이 직권으로 후견인을 선정하는 경우 공고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포착했다.

이를 토대로 법원에 민법에 따른 후견인 직권 선정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8월 검사 의견서 취지에 따라 후견인을 직권으로 선정하고 친권상실을 선고했다.

공소청 관계자는 "검사는 공익대표로서 법원에 시설미성년후견법이 아닌 민법상 직권으로 시설장을 후견인으로 선정해 줄 것을 촉구함으로써 부양의무자 확인 공고 절차를 거치지 않게 해 아동의 인권을 보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설미성년후견법 제4조에 규정된 공고 절차에 아동의 연령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해 시설의 공고 의무를 면제할 수 있는 예외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공소청은 전국 일선청에서 수행한 공익대표 업무 경험을 공유하고 유사 사건을 처리할 때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익대표 사례집'을 제작 중이다.

공소청은 이번 사례와 같이 공익대표 업무 수행 중 취약계층의 권익 보호에 실질적으로 기여했거나 공익적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주요 사례를 선정해 사건 개요·법률적 쟁점·처리 과정과 결과 등을 사례집에 담았다. 사례집은 이달 중 전국 일선청에 배포될 예정이다.

doo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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