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 뉴스1
사립학교 교사가 휴직을 했더라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활동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전 모 씨가 국회사무총장을 상대로 낸 임명취소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사립고 교사인 전 씨는 2020년 5월 고용휴직을 신청했다.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의 보좌관으로 고용될 예정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전 씨는 같은 해 6월 보좌관에 임명됐지만, 국회 측은 10월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교원 신분과 정치적 중립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 국회의원 보좌관 신분을 동시에 가질 순 없다"며 임명을 취소했다. 이에 전 씨는 국회사무총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국회의원 보좌관은 4급 상당의 별정직 국가공무원이지만, 정치운동을 금지하는 국가공무원법 조항은 적용받지 않는다.
1심은 국회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보좌관의 정치활동 보좌업무는 일반적인 당원들이 행하는 활동보다 훨씬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며 "비록 사립학교 교원의 보좌관 임명이 명시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더라도 이를 제한해야 할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그러나 2심은 겸직을 허용할 수 있다고 봤다. 2심은 "고용휴직을 통해 이미 교육 현장을 떠난 상태여서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더 이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다"며 "설령 불가피하게 고유의 정치적 성향·노선·신조가 반영될 만한 행위를 하게 되더라도, 동료 교원이나 학생, 학부모 등과 접촉·대면해 현실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통제력이나 권력을 보유한 지위에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제약된 지위에 있는 전 씨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임명된 사실만으로 사립학교 교원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헌법적 가치가 침해되거나 침해될 위험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논리비약"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다시 판단을 뒤집었다.대법원은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받는 사립학교 교원을 그 신분을 유지한 채 고용휴직 상태로 정치를 본연의 업무로 하는 국회의원 보좌관에 임명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의 관점에서 양립 불가능한 지위를 겸유하는 것"이라며 허용될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헌법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는 것은 교육이 국가권력이나 정치적 세력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그 본연의 기능을 벗어나 정치영역에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이어 "교육은 국가 백년대계의 기초인 만큼 국가의 안정적인 성장·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교육방법이나 교육내용이 당파적 편향성에 의해 부당하게 침해 또는 간섭당하지 않고 가치중립적인 진리교육이 보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헌법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사립학교법과 국가공무원법은 사립학교 교원의 정당 가입 등 정치적 행위를 금지하고 정치운동을 면직 사유로 정하고 있다"며 "이 규정은 근무시간 중이나 교육 현장에서 이뤄지는 정치 행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회 측을 대리한 법무법인 지평의 박성철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국회의원 보좌관 임용 실무에서도 구체적 기준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확인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로 교원의 신분과 정치 활동의 경계에 관한 실무상 혼선을 정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ho86@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