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보라고 해" 육아 연가 막은 공무원…法 "감봉 정당"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1일, AM 09:00

서울행정법원·서울가정법원 전경.

부하 직원의 연가 사용을 막는 발언을 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공무원에게 내린 감봉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강북구청에서 과장으로 근무했던 A 씨가 강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감봉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 씨는 강북구 청소년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소속 직원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해 직장 내 괴롭힘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징계받았다.

그는 자녀 돌봄을 이유로 연가를 사용하려는 직원에게 "(자녀는) 남편에게 보라고 해"라고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업무보고를 하는 직원을 향해 "나에게 설명하려고 하지 마"라고 말하며 태도를 문제 삼고, 다른 팀장에게도 "늦게 왔네? 몇 시에 왔어?"라고 말해 조기 출근에 부담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강북구 인사위원회는 이 같은 발언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고 지방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감봉 2개월을 의결했다. 이후 A 씨가 소청심사를 청구하면서 징계 수위는 감봉 1개월로 낮아졌다.

이에 A 씨는 해당 발언들이 부서장으로서 직원들의 반복적인 업무지시 불이행과 업무 관리 소홀을 시정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조사 과정에서 휴가 사용을 강요받고 적극적인 대응을 제한받아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폈다.

하지만 법원은 A 씨의 발언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벗어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고 강북구청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자녀 돌봄을 이유로 연가를 사용하려는 직원에게 남편이 아이를 보도록 하라고 한 발언에 대해 "정당한 연가 사용을 저지하거나 곤란하게 한 발언이자 업무가 아닌 개인 생활에 대한 지시"라며 "업무상 적정 범위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기 출근을 압박한 발언에 대해서도 "근태에 문제가 없는 직원에게 근태를 계속 확인하는 것은 그 자체로 더 이른 출근에 대한 압박에 해당한다"고 봤다.

특히 A 씨가 당시 소속 팀장들의 보직을 교체할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 해당 발언이 직원들에게 부당한 압박감을 준다는 점에서 업무상 적정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업무보고 중 "나한테 설명하려고 하지 마"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업무지시가 아니라 소속 직원의 발언 태도를 질책하며 보고나 설명을 차단하는 것"이라며 "발언 상대방에게 부당한 압박감이 발생해 업무환경이 위축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A 씨의 발언들이 "일회성 발언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될 수 있다"며 지방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했다.

징계 수위도 적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A 씨의 발언이 욕설이나 인격 모독적 발언에까지 이르지는 않아 비위 정도는 약하지만, 자신의 지위와 경력을 고려할 때 직원들에게 과도한 압박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A 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가 인사위 징계 심의에 관한 출석통지서를 받고 의견을 제출한 만큼 구체적인 징계사유를 인지한 상태에서 의견을 개진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직사회 내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는 것은 헌법이 국가기관에 부여한 기본권보호의무의 측면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며 감봉 1개월 처분이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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