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 본청 모습. 2026.10.11 © 뉴스1 이종수 기자
중대범죄수사청이 마약과 보이스피싱 범죄자를 구속하면서 출범 초기 민생 침해 범죄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다만 수사 역량을 입증했다고 하기에 아직 이르다는 평이다.
검찰의 특수수사 기능을 넘겨받은 중수청이향후 고위 공직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반부패 수사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입지 구축을 위한 주요 과제로 꼽힌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청은 지난달 18일 대마 밀반입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 동남아시아 국적자 A 씨를 구속했다.
이는 중수청 출범 뒤 첫 피의자 구속 사례였다. 중수청은 같은 달 23일 그를 인천지방공소청에 구속 상태로 송치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베트남 국적 남성 B 씨와 한국인 남성 C 씨를 각각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이는 중수청의 2·3호 구속 사건이다.
최근에는 자영업자를 상대로 '노쇼 사기'를 벌인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신병도 확보했다.
이렇듯 중수청이 연달아 피의자를 구속하며 초기 수사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지용 중수청장은 지난달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성과를 강조하며 "수사관들의 의욕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수청의 핵심 역할인 '중대범죄' 수사 역량에 대한 의문 부호는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다.
중수청법 제2조 등에 따라 중수청은 부패·경제·마약·방위사업·국가보호·사이버 등 6대 중대범죄와 법왜곡죄를 수사한다.
이중 특히 기존 검찰 반부패수사부가 맡았던 고위 공직자 부정부패 사건을 어떻게 다룰지에 관심이 모인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오른쪽)과 이재명 대통령. 2024.10.23 © 뉴스1
현재 중수청 반부패수사국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 정치인 고발 사건 등이 배당된 상태다.
앞서 대한민국주권운동본부는 이 대통령과 안규백 전 국방부 장관, 강신철 국방부 장관을 여적 및 일반이적 혐의로 고발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한 의원 부부가 자녀의 '허위 스펙'을 위해 노트북을 기부했다며 제3자뇌물 등 혐의로 고발했다.
다만 중수청은 인력과 인프라가 아직 미비해 굵직한 반부패 수사를 본격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수청은 아직 변호인 접견실과 피조사자 대기실을 갖추지 못했다. 전산망 구축도 완료되지 않아 사건을 수기로 배당하고 있다.
또한 80년 가까이 수사 체계를 구축해 온 검찰(공소청 후신)과 달리, 행정안전부 산하에 신설된 중수청은 조직 안착과 수사 독립성 확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0.27 © 뉴스1 이재명 기자
중수청장이 대통령 및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국무회의 등에서 마주해야 하는 점도 중수청이 풀어야 할 '정치적 딜레마'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김지용 중수청장과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공소청 차장검사) 등 사정기관의 수장들은 국무회의에 배석하고 있다.
수사기관장이 국무회의에 배석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 1월이 처음이다. 당시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이 참석했다.
이들의 국무회의 참석이 위법은 아니지만, 잠재적 수사 대상인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 앞에서 업무 보고를 하는 구도 자체가 정치적 중립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15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수사·공소기관장이 정례적으로 참석해 국정 방향과 방침을 공유하는 구조는, 구체적인 사건 지시가 없더라도 수사·공소 기관에 정치적 부담을 준다"고 했다.
반부패 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 출신 변호사는 "중수청 1호 구속 사건은 사실 경찰에서도 담당할 수 있다"며 "중수청은 (존재 의미를 입증하려면) '중대범죄' 수사청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에서 한동훈 의원 등 정치인이 연루된 사건을 맡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minja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