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이 쏘아올린 '다문화 역차별'…형평성 논란 속 해법은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1일, PM 04:56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이재명 대통령이 다문화가족 우대 정책의 필요성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내국인 역차별'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과 언어·문화적 차이 등 특수한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논란은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다문화가족의 공공산후조리원 우선 이용을 지적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 등 지방정부들이 다문화가족을 우대하는 제도가 문제 되고 있다"며 "다문화가족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을 넘어 우대까지 할 필요성이 큰지, 우대제도 폐지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지방정부와 협의는 물론 시행령 개정까지 포함해 깊이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문제를 제기한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1순위로, 국가유공자와 유족·다문화가족·장애인·한부모가족 산모 등을 2순위로 분류한다.

이 대통령은 이튿날에도 "다문화가정이 내국인 가정에 비해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필요한 정책이고 당연히 계속되어야 한다"며 "그러나 일부 정책이 본래 취지를 벗어난 과잉으로 특혜에 이르거나 내국인 가정에 대한 역차별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후 어린이집 입소 가점 등을 추가로 언급하는 등 나흘 연속 관련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역시 공공산후조리원 우선 이용 기준을 정비하기 위해 모자보건법 시행령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다문화가정 5쌍의 합동결혼식이 열리고 있다. 2025.6.7 © 뉴스1 공정식 기자


온라인에서는 누리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제도 개선에 찬성하는 누리꾼들은 "자국민보다 우대하는 형태로 지원하는 건 없애야 한다" "유공자나 장애인 등 진짜 우대해야 할 대상 외엔 소득 및 자산 기준으로 통일해야 한다" "다문화 가정의 정착을 돕는 제도는 있어야 하지만 우대하는 건 역차별이 맞다" 등 반응을 내놨다.

반면 "다문화가정의 경우 부모의 모국어 능력이 부족한 관계로 언어 학습의 어려움 때문에 어린이집 우선권을 준 것이고 산모를 케어할 친정 식구들이 가까이에 없으니 산후조리원 우선권을 준 것 아니겠느냐" "자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자국민 복지를 강화하자고 주장하면 된다" 등 글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다문화가족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일률적으로 지원하기보다 소득과 생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설동훈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다문화가족이라고 해서 다 빈곤가정은 아니다"라며 "일반 가정에 적용하는 소득 기준 등을 복합적으로 적용하면 형평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 교수는 특히 실제 정책 수혜 현황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산후조리원 등의 혜택을 받는 다문화가족이 얼마나 되는지 정부가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지원 대상과 우선순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원 기준을 개선하더라도 아동의 기본적인 권리와 사회통합이라는 정책 취지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구혜영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언급하며 "역차별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떠나 아동을 한 명의 인간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원칙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다문화가족을 위한다면서 특별한 지원 대상으로 지나치게 부각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며 "경제적으로 부유한데도 다문화가족이라는 이유로 지원을 받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소득 등 일정한 기준에 따라 다문화가족이든 한부모가정이든 같은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숙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형평성은 처지가 같으면 똑같이, 처지가 다르면 다르게 해주는 것"이라며 "산후조리원이나 어린이집처럼 모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욕구 중심으로 지원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문화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인 우선권을 부여하기보다 소득과 돌봄 여건 등 각 가정의 실질적인 필요에 따라 지원 대상을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한국어 교육이나 통번역, 이중언어 교육처럼 이주 배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유한 수요에 대응하는 지원은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획일적인 제도 개편이 자칫 실질적인 지원 축소로 이어져 다문화가족 자녀의 성장과 사회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 교수는 "사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은 한국인이다. 이들을 외국인으로 여기고 자국민에 대한 지원과 대립시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제도 개선 과정에서는 전문가뿐 아니라 실제 정책 수혜자와 그 가족들도 참여해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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