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응급실 압수수색에 의료계 충격…이주영 "결과로만 판단 안 돼"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1일, PM 09:55

"의사들이 잘못하면 처벌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최선의 의료 행위의 결과가 나빴다는 것이 '잘못'으로 인식돼야 하느냐는 게 문제입니다"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실 압수수색과 의료진 '줄사표' 사태를 두고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2024년 정계 입문 직전까지 소아응급의학과 전문의로 일했던 인물이다.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마약 투약을 했다든가 성범죄를 저지르는 등 같은 의사가 형사적인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서 다른 의사들이 동요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더 강력하게 처벌하길 원한다. 직역의 명예가 달린 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이 동요하기 시작한 건 최근 10년 동안 대두되고 있는 소송의 내용이나 그 결과가 '저건 저 사람이 뭔가를 잘못했다'기보다 '그게 나였다면 저 벌은 내가 받고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사가 잘못해도 수사조차 하지 말라는 거냐는 반박이 있을 수 있다'는 질문에는 "누가 해도 확률적으로 발생하는 일들도 있다"며 "확률적으로 발생하는 일까지 '아무튼 당신이 했으니까 책임져'라고 한다면 확률적인 리스크가 있는 시술은 아무도 안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30일 뉴스1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30./뉴스1

-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사건의 시사점은 무엇인가.

▶ 소아응급실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단행된 것은 처음이었지만, 그 과정을 겪으면서도 의료진이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국정감사에서 경기남부경찰 입장이 나온 이후("안타깝다"면서도 사과는 거부)에 전격적으로 사직 의사를 표명했다.

의료진이 느끼는 건 그거다. 60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해서 아이를 살리고자 최선을 다했다. 아마 아이가 살아나기를 바랐던 건 부모 다음으로는 그 의료진이었을 거다. 그런데 공권력이 그 행위를 범행으로 볼 수 있다는 인식이 드러났다는 게 가장 충격적인 일이다.

- 과거에는 의료진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있었나.

▶의료진의 최선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실제로 보호자와 환자가 의료진과 같은 팀이었다. 이렇게 소송이 만연해진 건 최근 10년 정도다. '나와 관계없는 일'처럼 느껴지면 의료진이 이렇게 공포를 느끼지는 않았을 거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일부러 마약 거래를 했다든가 성범죄를 저질렀다면 다른 의사들은 그 의사가 감옥에 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의사로 평생을 일을 해도 나는 저런 일은 하지 않을 거니까.

그렇기 때문에 다른 의사의 형사적인 잘못에 대해 의사들이 절대 동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강력하게 처벌하기를 원할 거다. 직역의 명예가 달린 문제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사들이 동요하기 시작한 건 최근 10년 동안 대두되고 있는 소송의 내용이나 결과가 '저건 저 사람이 잘못했다'기보다 '저 일을 내가 했다면 저 벌은 내가 받고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의사들은 잘못해도 수사조차 받지 말라는 거냐'라는 여론이 있을 것 같다.

▶내가 벌목 일을 한다고 가정하겠다. 행인이 내가 자른 나무에 맞아서 다치거나 사망했다면 의도가 없었더라도 내가 자른 나무 때문에 다치거나 사망했다. 이런 경우에는 업무상 과실로 치상·치사하게 된 게 맞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상황에 지나가던 어떤 사람이 나무에 깔린 사람을 구해내려고 했는데 끝내 구하지 못 했다면, '너도 업무상과실치사야'라고 말하는 게 과연 맞는가? 우리는 그 관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어떤 의사가 해도 확률적으로 발생하는 일들도 있다. 예를 들면 고위험분만 같은 것이다. 100번을 분만을 하면 1명은 뇌성마비가 나타난다고 가정을 하겠다. 그러면 확률적으로 발생하는 것까지 '아무튼 당신이 했으니까 이건 당신의 책임입니다'라고 하면 그런 확률적인 리스크가 있는 시술은 아무도 안 하게 될 거다. 그렇기 때문에 진료의 과정, 결정의 과정들이 적어도 의사가 일부러 나쁘게 하려고 이러지는 않았을 거라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 법적 부담 탓에 의료현장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어떤 게 있을까.

▶가능성이 낮은 일에 용기를 내어 뛰어들수록 나에게 훨씬 더 큰 위험이 돌아온다는 구조가 문제다. 생존 확률이 희박한 미숙아를 살리겠다고 투신하거나 위험이 높은 심장 수술이나 뇌 수술을 하겠다고 다짐을 할수록 내가 얻을 수 있는 리턴이 많은 게 아니라 얻을 수 있는 리스크가 더 많아지는 거다. 그렇게 되면 그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는데 점점 더 큰 용기가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 일을 하게끔 만들고 싶다면 보통의 사람이 보통 정도의 용기로 보통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배경에서 그 일이 가능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힘들고 수익도 적다는 걸 알고도 '이게 재미있으니까 할 거야', '나는 애기 보는 게 좋으니까 할 거야'라고 필수의료과에 지원했던 사람들이 포기를 한다는 거다. 여건을 알고 들어 온 사람조차도 떠난다면 법적인 부담이 작용했다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 법제화를 통해 의료진의 법적 부담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는.

▶법제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자체가 모두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은 이미 (의료진 존중) 문화가 너무 많이 붕괴를 해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의료진 보호를 위해 법제화가 필요해졌다고 가정을 하겠다. 그때부터 국회 내 입법의 과정은 합의의 과정이다.

사회적 합의를 하는 데 있어 의사들의 공포가 한 축에 있을 거다. 반대로 환자들의 공포가 또 한 축에 있을 거다. 아직 정치권이나 사회적인 분위기나 인식이 의사들의 공포나 현장 이탈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하지 못 하거나 위험을 덜 느끼는 단계인 것 같다.

ssc@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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