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 밥 데워 먹었는데 이럴 수가"…구토·설사 터지는 이유

사회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2일, AM 09:14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남은 밥을 다시 데워 먹으면 안전할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실온에 오래 방치한 밥에는 식중독균이 증식하면서 독소가 만들어질 수 있다. 특히 일부 독소는 열에 강해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다시 볶아도 제거되지 않는다. 무심코 먹은 남은 밥이 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지=AI활용 제작
이미지=AI활용 제작
2일 식품안전정보원에 따르면 이른바 ‘볶음밥 증후군(Fried Rice Syndrome)’은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균에 의해 발생하는 식중독이다. 과거 중식당에서 조리한 밥을 실온에 보관했다가 볶음밥으로 만들어 제공한 뒤 식중독이 발생한 사례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바실러스 세레우스균은 토양과 곡류, 채소 등 자연환경에 널리 존재한다. 밥을 지을 때 가열하더라도 균의 아포(포자)가 살아남을 수 있다. 조리한 밥을 실온에 오래 방치하면 살아남은 아포가 발아해 균이 증식하고 독소를 생성할 수 있다.

문제는 다시 가열해도 독소가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바실러스 세레우스균이 만들어내는 구토형 독소인 ‘세레울라이드(cereulide)’는 열에 매우 강하다. 이미 음식에 생성된 독소는 일반적인 재가열로 제거하기 어렵다. 음식을 뜨겁게 데웠다고 해서 반드시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 해외에서는 심각한 피해 사례도 보고됐다. 2019년 말레이시아에서는 코코넛 밥인 ‘나시르막’을 먹은 사람들이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 등을 호소하는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다. 2021년 오스트리아에서는 3일 전 지어 8~9도(℃)에서 보관한 밥으로 만든 튀긴 주먹밥을 먹은 남성이 급성 간부전을 겪었다.

바실러스 세레우스 식중독은 크게 설사형과 구토형으로 구분된다. 설사형은 음식과 함께 섭취한 균이나 아포가 장내에서 독소를 생성하면서 발생한다. 육류와 우유, 채소 등 다양한 식품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복통과 설사가 주요 증상이다.

반면 구토형은 음식에 미리 생성된 독소를 섭취하면서 발생한다. 밥과 볶음밥, 파스타 등 전분질 식품이 주요 원인 식품이다. 메스꺼움과 구토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대부분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보인 뒤 자연 회복하지만 드물게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남은 밥은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 식품안전정보원은 조리한 음식을 가급적 2시간 이내에 섭취할 것을 권고했다. 바로 먹지 않을 음식은 신속하게 식혀 소분한 뒤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가급적 1시간 이내에 식히고 냉장 보관 온도는 5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조리한 밥은 냉장 보관 후 24시간 이내에 섭취하도록 안내했다.

다시 데울 때는 한 번만 재가열하고 음식의 중심온도가 75℃ 이상인 상태에서 1분 이상 충분히 가열해야 한다. 다만 이미 구토형 독소가 만들어진 음식은 재가열하더라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실온에 오래 방치한 음식을 다시 데워 먹는 것보다 처음부터 올바르게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용 식품안전정보원장은 “바실러스 세레우스 식중독은 음식을 다시 가열해도 독소가 남아 있을 수 있다”며 “가정에서 밥 등 조리음식을 실온에 오래 방치하지 않고 적정 온도와 시간을 지켜 보관하는 등 식중독 예방수칙을 실천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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