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과정서 AI 활용 증가했지만…판사 80% '허위 판례 인용' 경험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2일, AM 10:05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재판 과정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이 증가하면서 전국 법관 360명 중 민사·가사·행정 사건을 담당하는 법관의 80%가 허위 판례가 인용되는 사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사자 본인뿐 아니라, 변호사가 제출한 서면에서도 이같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6일부터 열흘간 각급 법원 법관(3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일 밝혔다.

법관들이 재판 과정에서 목격한 AI 활용 유형으로 △존재하지 않는 판례 인용 △허위 판례 인용 △허위·부존재 법령 인용 △허위·부존재 논문·문헌 등 자료 인용 등이 있다.

복수 응답 결과에 따르면 존재하지 않는 판례를 인용한 사례를 경험한 법관은 전체 응답 법관 중 80.7%에 달하는 196명이었다. 허위 판례 인용 사례는 159명이 경험해 전체 응답자의 65.4%에 이르렀다.

허위 판례 등을 이용한 주체로는 당사자 본인이라는 응답이 164명(69.5%)으로 가장 많았다. 변호사인 소송대리인·변호인이 허위 판례를 인용했다는 답변도 전체 응답 법관 중 57.6%(136명)나 됐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대법원 판결문 형식을 그대로 차용해 AI로 생성한 허위 판결문 제출 △처음 보는 법리와 함께 대법원 사건번호를 기재했으나 해당 판례가 검색되지 않는 경우 △실제 판시 내용을 변경하거나 판결의 취지와 다르게 인용된 경우 △AI와의 대화 내용이나 소송 전략에 관한 문구가 서면에 그대로 드러난 경우 등이 있다.

이와 관련, 법관 대부분은 제도적 대응 방안의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응답 법관 중 91.7%가 '매우 필요하다' 혹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64.8%가 '매우 필요하다'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으로는 △과태료 부과 근거 마련 △인용 판례 검증 의무 부과 △반복적인 허위 인용 등에 대한 변호사 징계 의뢰 등이 제시됐다.

법원행정처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도와 실무 양면에 있어 효과적인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과태료 부과 등은 민사소송법·형사소송법 개정이 필요해 법무부 등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국회에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AI 활용으로 인한 허위·부존재 판례 등의 인용은 상대방과 재판부 모두에게 부담이 되고 결국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지연지킨다"며 "제출서면의 정확성을 확보해 국민의 불필요한 소송 부담을 줄이고, 재판의 신속성·공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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