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계엄 때 불법 체포돼 구타…법원 "증거 부족해도 위자료 인정"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2일, AM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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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비상계엄 당시 영장 없이 불법 체포돼 구금된 과정에서 발생한 가혹행위에 관한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더라도 신체적 및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3부(부장판사 맹준영 임은하 김용두)는 지난달 23일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A 씨에게 4250만 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을 파기하고 "국가는 A 씨에게 65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1980년 당시 대학생이던 A 씨는 계엄 해제와 전두환 퇴진 등을 요구하다가 계엄포고령 제10호에 따라 영장 없이 불법 체포돼 93일간 불법 구금됐다가 출소 이후 제적 및 강제입영됐다.

2024년 8월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는 A 씨가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라고 인정해 A 씨에게 보상금 6400여만 원을 지급했다.

A 씨는 지난해 7월 국가를 상대로 8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 씨가 청구한 금액 중 4250만 원에 대해서만 받아들였다. 그러나 구금 기간 중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A 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은 A 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1심보다 위자료 인정 금액을 높였다.

특히 A 씨의 불법연행 경위나 대공분실에서 감금된 상태에서 수사기관에 의해 당한 가혹행위에 대해 불법행위로 인정하고, 그로 인한 A 씨의 정신적 피해 정도를 가중하는 요소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는 부모의 자택에서 형사들에게 끌려간 경위, 이후 옥인동 대공분실로 끌려가 그곳에서 옷을 발가벗기고 구타를 당하거나 밤에도 재우지 않으며 고문하는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묘사하는 등 불법행위나 수사기관에 의해 자행된 가혹행위 유형을 구체적으로 상세히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밀실에서 이뤄진 가혹행위에 대해선 그 불법성의 정도가 매우 중대한 반면, 당사자의 진술 외 별도로 명확한 물증을 확보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며 "A 씨가 주장하는 가혹행위를 전부 다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증명의 곤란을 막연히 A 씨에게 불리하게 적용해 배척하는 것은 A 씨에게 지나친 증명의 부담을 지우는 결과에 이르게 돼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비록 A 씨가 주장하는 가혹행위 태양(행위의 구체적인 형태·수단·방법 등)이 전부 다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A 씨에 대한 장기간 동안의 구금기간에 걸쳐 A 씨에게 신체적 및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일련의 인권 침해적인 행위들이 계속적·반복적으로 자행됐다는 건 어렵지 않게 추단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불법행위의 위법성 및 그로 인한 A 씨에 대한 정신적 피해의 정도를 가중하는 요소로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약 46년에 이르는 매우 오랜 기간 배상이 지연돼 변론 종결 시의 통화가치 등 사정이 변동한 결과 그에 따라 이를 반영해 위자료 원금을 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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