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준 경찰수사개혁위원장이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제15차 경찰 수사개혁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국가수사본부의 독립성과 수사역량 강화 방안 등을 담은 제3차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박지혜 기자
경찰 수사개혁위원회가 국가수사본부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수사본부장의 외부 임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국수본부장이 지휘·감독권을 실효적으로 행사하기 위해서는 수사 경찰에 대한 인사·예산에 대해 실질적인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수사본부장은 경찰 서열 두 번째 계급인 치안정감으로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위치지만 계급상 경찰청장 아래에 배치돼 수사 지휘 과정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경찰 수사개혁위원회(수사개혁위)는 2일 제3차 권고로 '국가수사본부 독립성 및 수사역량 강화를 위한 권고'를 심의·의결하고 5가지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개혁위의 권고사항은 △국수본 독립성 실질 강화 △적정 수사 인력과 예산 확보 △과학수사 역량 강화 △사이버수사 역량 강화 △실무교육 강화 및 전문인력 육성·지원체계 개선 등이다.
국수본부장 외부 임명 활성화해야…예산·인사 권한 실질화
위원회는 우선 국가수사본부의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를 위해 국수본부장의 외부 임명을 활성화할 것을 제언했다.새 형사사법체계에서 경찰의 수사 책임이 커진 만큼 국수본부장의 독립성과 수사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지금까지 국수본부장은 모두 경찰 내부 출신이 임명돼 왔으며, 일부 국수본부장 인사는 수사 전문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수사개혁위는 국수본부장이 4만여 명의 수사 경찰을 지휘·감독하는 경찰 수사의 총책임자인 만큼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수사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모집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내부에서 국수본부장을 임명할 경우에도 수사 경과 근무 경력과 수사 경험 등 자격요건을 마련하도록 했다. 현행 경찰법은 외부에서 국수본부장을 모집할 때는 일정한 자격요건과 결격사유를 두고 있지만 내부 임명에는 별도의 자격요건을 두고 있지 않다.
수사개혁위 위원인 이윤제 명지대 법학과 교수는 "경찰은 외부에서 국수본부장을 영입한 적이 없다"며 "물이 고이면 썩고, 피가 순환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계속 외부와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고 아이디어가 들어가야 조직이 건강하고 계속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사개혁위는 국수본부장의 인사·예산 권한을 실질화하는 방안도 권고했다. 현재 국수본부장은 개별 사건을 지휘·감독하고 수사 결과에 책임을 지지만 수사 경찰의 인사와 예산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은 충분하지 않다는 게 위원회의 판단이다.
이에 위원회는 수사 경찰의 주요 인사에 국수본부장의 의사가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인사협의권과 보직 추천권, 보직 기준 설정권 등을 마련하도록 했다. 수사예산 편성·배분 과정에서도 국수본부장의 실질적인 협의권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
'인사와 예산 권한을 가지게 되면 국수본부장도 인사청문회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수사개혁위 위원 정영훈 변호사는 "경찰청장이 차관급이고 그 보조기관으로서 국가수사본부장이 있는데, 청장도 인사청문회를 하고 본부장도 인사청문회를 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
수사 필요 인력 새로 산정…수사 기관별 예산 격차도 개선
수사 인력과 예산도 확대하도록 했다. 위원회는 변화된 형사사법체계와 실제 수사업무량을 반영해 경찰 수사에 필요한 적정 인력을 새롭게 산정하고, 부족한 것으로 확인되면 단계적으로 증원할 것을 권고했다. 증원 인력이 실제 수사 부서에 배치돼 현장의 사건 부담을 낮추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수사 기관별 예산 격차도 개선 대상으로 지목됐다. 위원회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수사 인력 1인당 특정업무경비·특수활동비는 연간 경찰 449만원, 옛 검찰 574만원, 중대범죄수사청 1376만원이다.
위원회는 또 국수본부장 직속으로 '과학수사기획관'을 설치해 경찰 전체의 과학수사 정책과 조직·인력·장비, 기술개발 등을 총괄하도록 하고 시·도경찰청에도 과학수사과를 재설치하도록 권고했다. 장기적으로는 과학수사국 등 독립적인 전담 조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도록 했다.
국수본 내 '사이버수사국'도 다시 설치하도록 권고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은 2023년 조직개편 당시 폐지됐다. 위원회는 사이버수사국을 복원해 경찰 전체 사이버범죄 수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고, 경찰서 단위에도 사이버범죄 수사 전담 부서를 다시 구축할 것을 권고했다.
경찰청은 "경찰 수사역량 강화를 위한 위원회의 권고 취지에 충분히 공감한다"며 구체적인 내용의 추진 가능성을 검토한 뒤 세부 이행계획과 추진 일정을 마련해 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남준 경찰수사개혁위원장이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제15차 경찰 수사개혁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국가수사본부의 독립성과 수사역량 강화 방안 등을 담은 제3차 권고안을 발표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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