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법체계 개편으로 경찰의 수사 책임이 대폭 늘어난 만큼, 수사 총책인 국가수사본부(국수본)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실질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민의 신뢰 제고를 위한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 김남준 위원장이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국가수사본부(국수본)의 독립성 및 수사역량 강화 방안 권고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위원회는 수사 총책임자인 국수본부장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공모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을 촉구했다. 현행 경찰법에는 판·검사나 변호사 10년 이상 등 자격 요건을 갖춘 경우 국수본부장을 외부에서 임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그간 실제 임명은 모두 내부 승진으로 이뤄졌다. 외부 인사 수혈을 통해 폐쇄적인 조직문화와 관행을 개선하고 새로운 수사 역량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다.
다만 외부 임명 활성화가 검사 출신 영입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김남준 위원장은 “꼭 특정 출신만 염두에 두는 것은 아니다”라며 “형사 분야 전문 법조인이나 조사 경험을 갖춘 다양한 인사를 폭넓게 검토해 조직 문화를 개선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부 인사를 임명할 때에도 수사경과 근무 경력과 실무 경험 등 객관적인 수사 전문성을 검증할 수 있는 자격 기준을 명확히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국수본부장의 인사·예산권 실질화 방안도 권고안에 담겼다. 수사 결과에 책임을 지는 국수본부장이 일반 경찰 지휘부에 밀려 수사경찰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위원회는 주요 수사경찰 인사에 국수본부장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인사협의권, 보직추천권, 보직기준 설정권 등을 보장하고, 수사예산 편성 및 배분 과정에서도 실질적인 협의권을 부여하라고 지적했다.
수사인력과 예산 확충도 주요 권고 사항에 포함됐다. 올해 하반기 수사경찰 현원은 4만563명으로, 2022년 연구를 토대로 산정한 추가 필요 인력은 1만3974명에 달한다. 위원회는 형사사법체계 개편 이후 업무량을 반영한 조직진단을 거쳐 적정 인력을 새롭게 산정하고 단계적으로 확충할 것을 주문했다.
수사기관별 예산 불균형 시정도 요구했다. 수사기관별 1인당 연간 특정업무경비와 특수활동비 합계는 경찰 449만원, 옛 검찰 574만원, 중대범죄수사청 1376만원으로 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국가수사본부 산하 사이버수사국과 일선 경찰서 사이버수사 전담부서의 재설치를 권고했다. 과학수사 분야에서는 국수본부장 직속 과학수사기획관과 시·도경찰청 과학수사과를 재설치하고, 장기적으로 과학수사국 등 독립적인 전담조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김남준 위원장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그 자체가 형사사법 개혁의 최종 목표가 아니다. 국가 형벌권이 적법하게 이뤄지게 하고 궁극적으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충실하게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찰 수사의 성과는 국민이 얼마나 공정하고 신속하며 충실한 수사를 받을 수 있게 되었느냐를 기준으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경찰청은 “위원회의 권고 취지에 충분히 공감한다”며 세부 이행계획과 추진 일정을 마련해 위원회에 보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위원회는 수사관 순환근무제 등 추가 안건에 대해 현장 의견 수렴 및 심층 논의를 거쳐 이달 중 후속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