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한학자, 보석 중 천정궁 외출 인정…법원, 취소 심문(종합)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2일, PM 07:17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10.13 © 뉴스1 이호윤 기자

건강상의 이유로 병원에 머물며 불구속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보석 기간 중 경기 가평의 자택인 천정궁에 외출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법원이 예정에 없던 보석 취소 심문을 열었다. 재판부는 병원으로 주거지를 제한한 보석 조건을 위반했는지 검토한 뒤 취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고법 형사13부(고법판사 김무신 이우희 유동균)는 2일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한 총재가 치료받고 있는) 서울아산병원에 진료 경과와 병원 이탈 여부를 통보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 신청 등의 문건을 병원에 보냈는데 수취인 부재로 병원에 송달되지 않은 게 있다"며 "주거제한 조치와 관련해 보석 조건을 준수하고 있느냐"고 한 총재 측에 물었다.

한 총재 측은 "병원 행정상 문제인지 알아보고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한 총재에게도 "보석 조건을 잘 알고 있느냐. 잘 준수해야 한다"고 했고, 한 총재는 "네"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특검 측에도 "보석 조건 이행 및 준수 여부와 관련해 적절한 감독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한 언론은 한 총재가 보석 석방 이후 병원을 이탈하고 경기 가평 소재 거주지를 오갔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19일 한 총재의 보석 청구를 인용하면서 거주지를 치료받고 있는 병원으로만 제한해 본래 거주지로 돌아갈 수 없도록 했다. 사건 관계인과의 일체 접촉 금지도 조건으로 걸었다.

한 총재 측은 이날 오후 재판 말미에 발언 기회를 얻어 "한 총재는 단 한 번도 외박한 적이 없다"며 "외출 또한 주치의 허락을 받아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어디로 외출한 것이냐"고 묻자 한 총재 측은 "천정궁 집으로 (외출했다)"고 답했다. 천정궁은 경기 가평 소재 한 총재의 본래 거주지다.

그러자 재판부는 "그게 지금 위반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냐. 왜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거지 제한을 병원으로 한 게 외출을 마음대로 법원 허가도 없이, 잠은 병원에서 자고 외출 마음대로 아무 데나 간다, 이런 취지겠느냐"며 "만날 수 있는 사람도 제한되는데"라고 했다.

한 총재 측이 "그건 지키고 있다"고 하자, 재판부는 "외출하면 누구와 동행하고 하는 그것 자체가 위반 위험성이 보인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9분간 휴정한 뒤 예정에 없던 한 총재에 대한 보석 취소 심문을 진행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측은 "주기적·반복적으로 천정궁을 오간 경우라면 보석 조건을 위반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사건 관련자들과의 접촉을 금지하는 조건을 달았는데 증인으로 출석했거나 출석할 예정인 사람들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 총재 측은 "주거 제한은 명확하게 인식했지만 외출까지 제한되는 것으로는 인식하지 못했다"며 "낮에 주거지에 잠시 다녀온 것뿐이고 병원 밖에서 숙박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조건에 오해한 부분이 있다면 명확하게 하거나 추가적인 조건을 부과하는 것 외에 취소까지 할 사안은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총재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나 혼자서는 거동할 수 없고 도움을 받지 않으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생활의 연속"이라며 "선처해 주신다면 평생을 살았던 주거공간에서 치료받으면서 남은 생을 살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원했던 보석 장소인 주거지에 외출은 가능하다고 해석했다고 하니 재판부에서는 그게 더 당황스럽다"며 양측에 3일 오후 2시까지 추가 의견과 근거를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아울러 "보석 조건 위반으로 취소할지, 엄격한 조건으로 변경할지를 포함해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재는 정원주 전 비서실장,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지난 2022년 1월쯤 권성동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 원을 현금 교부하고, 같은 해 3~4월쯤 통일교 단체 자금 1억 4400만 원을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후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김 여사에게 영국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만 원대의 금품을 건넨 혐의도 있다. 불법 정치자금과 고가의 금품 구매를 위해 통일교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적용됐다.

지난 8월 1심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은 오는 23일 변론이 종결될 전망이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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