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10.30 © 뉴스1 이광호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여권의 국정조사 추진 등 사법부 압박을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빗댄 현직 판사의 글에 법원장 등 판사들이 공개적으로 동조하고 나섰다. 사법권 독립을 침해한다는 비판과 함께 국정조사 추진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법원 내부에서 이어지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찬용(사법연수원 44기)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는 지난달 30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소설 동물농장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성 판사는 이 글에서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이 하루가 멀다 하고 공격과 비난을 당하고, 목적이나 의미를 알기 어려운 입법과 여론전이 난무하는데 정작 법원 내부는 너무나 조용하다"고 밝혔다.
이 글에는 여권의 사법부 압박을 비판하는 댓글이 10개 넘게 달렸다.
조미연(사법연수원 27기) 청주지법원장은 성 판사의 글에 실명 댓글을 달고 "하루가 멀다 하고 사법부를 비난하며 탄핵 운운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이 선고되자 국정조사를 추진한다고 한다"고 했다.
조 원장은 "이런 배경에는 개별 사건을 맡은 판사가 대법원장의 지휘 감독을 받는 하급자로서 대법원장님의 지시에 따라 판단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일까"라며 "그렇다면 그건 저를 비롯한 전체 판사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사법부가 여권의 국정조사 추진에 침묵해선 안 된다고 했다.
조 원장은 "우리가 조용히 있는 사이 우리도 검찰처럼 공중분해되지 않는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냐"며 "자신들이 생각한 결론과 다른 판단을 한 판사를 국정감사장에 부르지 않는다고, 법왜곡죄로 법정에 세우지 않는다고 누가 자신할 수 있겠냐"고 강조했다.
한윤옥(사법연수원 35기) 창원지법 밀양지원장도 '삼권분립의 가치와 법관윤리강령 제1조'라는 제목의 답글을 통해 사법권 독립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한 원장은 "사법권 독립 및 삼권분립이 정치권력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그 독립성을 존중받지 못하고 정치권력에 잠식되고 위협받는 순간, 민주주의라는 개념은 어떻게 포장할지라도 그것은 더 이상 시민의 것이 아닌 국가 사법권까지 손에 쥔 거대 정치권력의 통치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적었다.
그는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그와 같은 역사적 아픔을 이미 경험하였고 그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성찰의 흔적은 대한민국 법관윤리강령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한 원장은 '법관은 모든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사법권의 독립을 지켜나간다'는 내용의 법관윤리강령 제1조를 인용했다.
정욱도(사법연수원 31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도 이날 코트넷에 '여권 관계자분들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헌법상 권한을 남용한다면 있지도 않은 반국가세력을 핑계로 계엄을 선포한 내란 우두머리와 다를 것이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정 부장판사는 여권과 조 대법원장의 갈등이 시작된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을 지목했다.
정 부장판사는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를 지워버릴지 모를 대법원 판결을 받으셨다”며 "대법원의 힘을 빼고 새로 임명된 사람들로 거의 다 채우며 그 판단에 상위 판결이라는 족쇄를 채워야 안심되셨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에 대해 "대법원장의 거부를 빌미로 지난 감정을 실어 대법원장을 쫓아내고자 시작하신 게 탄핵 논의이고 이번 국정조사 아닌가"라고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별 재판에 대한 불만이나 영향 시도를 실질 사유 삼아 사법부를 몰아붙이시는 것은 명백히 사법 독립에 대한 침해"라며 "법관으로서 결코 묵과할 수 없다. 부디 이성을 찾고 그쯤에서 멈추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sinjenny9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