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나면 무조건 이혼"…부모 다툼에 시험 날이 두려운 고3 수험생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3일, AM 09:30


부모가 다투는 과정에서 내뱉은 이혼 선언을 듣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다가오는 것조차 두렵다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사연이 전해졌다.

양나래 변호사는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부모의 이혼 문제로 극심한 불안감을 겪고 있다는 한 수험생의 사연을 소개했다.

A 양은 현재 고등학교 3학년으로, 수능을 앞두고 공부에 집중해야 할 시기지만 시험이 끝난 뒤 부모가 이혼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A 양에 따르면 부모는 평소에도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서로 존중하기보다 날 선 말과 비난이 오가는 일이 잦았고, A 양 역시 친구들에게 부모의 사이가 좋지 않다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고등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는 겨울방학,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그동안 부모는 딸이 집에 있을 때만큼은 큰 소리로 다투는 일을 자제했지만 이날은 A 양이 방에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서로에게 고함을 질렀다.

A 양은 싸움을 말리고 싶었지만 끼어들었다가 오히려 상황이 악화할까 두려워 방 안에서 조용히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한쪽이 "나도 살고 싶어서 사는 거 아니야. 애 때문에 사는 거 똑같아. 수능 끝나자마자 이혼이야"라고 소리치자, 다른 한쪽도 "나도 원해. 애 때문에 발목 잡히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이 정도 살았으면 충분히 살았다. 대학 가면 다 끝이야"라고 맞받아쳤다.

그날 이후 A 양에게 수능은 단순히 대학 진학을 위한 시험이 아니게 됐다. 시험을 치르고 나면 부모가 정말 이혼하는 것은 아닌지, 한다면 자신은 누구와 살아야 하는지, 성인이 된 뒤에는 혼자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처음에는 부모가 화가 나서 한 말일 뿐이라고 생각하려 했다. 실제로 큰 다툼 이후 한 달가량은 부모가 평소처럼 생활하면서 A 양도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가 다시 말다툼을 벌이던 중 어머니가 "싸워서 뭐 하냐. 어차피 우리 끝날 거 예정돼 있는데"라고 말했고, 아버지 역시 "싸워서 뭐 하냐. 에너지 소모 그만하고 좀 기다리자"고 했다.

이후로 A 양은 부모의 이혼과 관련한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털어놨다. 특히 경제적인 문제가 두려웠다. A 양에 따르면 어머니는 결혼 후 줄곧 전업주부로 생활했고, 부모의 재산은 대출이 남아 있는 집 한 채가 사실상 전부였다.

그는 부모에게 직접 이혼할 생각인지 묻고 싶었지만 실제로 이혼하겠다는 대답을 들을까 봐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다. A양은 부모가 이혼한 뒤 자신이 대학생이 되면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받지 못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전업주부인 어머니는 이혼할 때 재산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사연을 접한 양 변호사는 "부모가 이혼했다고 해서 성년 자녀의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반드시 전액 부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성년 자녀라도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고 부모에게 경제적 능력이 있는 경우에는 민법상 부양 의무가 문제 될 수 있다"고 했다.

전업주부인 어머니의 재산분할 문제에 관해서는 "전업주부라고 해서 이혼 시 재산분할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혼인 기간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거나 가사를 담당한 일 역시 부부 공동재산의 형성과 유지에 기여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모에게 '정말 이혼하실 거냐, 이혼한 다음에 저는 어떻게 되는 거냐, 저도 불안해서 요즘 잠을 잘 수 없다고 이야기해 보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물어보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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