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와도 된다" 해도 국무회의 간 중수청장…중립성 논란 계속(종합)

사회

뉴스1,

2026년 November 03일, PM 12:49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과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6.11.3 © 뉴스1 허경 기자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이 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재차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꼭 필요한 일 아니면 안 오셔도 된다", "한 달에 한 번쯤 오라"고 했지만 배석한 것으로 정치적 중립성 및 수사의 독립성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3일) 열린 국무회의에는 김 청장과 함께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공소청 차장),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사정기관의 분들은 오셨겠죠"라고 확인한 후 "형사사법체계 전환에 따른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소위 수사권 분리, 사법 체계 변경이 오면서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많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대한민국 국가·사회가 공정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이란 신뢰를 갖게 하기 위해선 사정 역할이 엄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청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건 임명된 뒤 세 번째, 이 대통령이 '안 와도 된다'고 한 뒤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6회 국무회의에서 "제가 출석하라고 하니까 무조건, 의무적으로 다른 일이 있는데 억지로 올 필요는 없다"면서 "국무위원은 의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겠지만 그 외 위원회, 처, 청은 바쁘면 안 오셔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청장에게 "중수청은 새로 개청해서 인력도 없고, 시설도 불완전하고 그런데 꼭 필요하지 않으면 안 오셔도 된다"면서 "그런데 한 달에 한 번쯤은 오라"고 했다.

최근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이 정치적 중립성 및 수사의 독립성을 저해한다는 논란이 일자 이 대통령이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수청과 공소청 수장이 바로 다음 국무회의인 이날도 배석하면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무회의 참석이 정례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실질적으로 외압을 가하지 않고 독립성·공정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관상의 공정성도 중요하다"며 "중수청·공소청이 대통령의 지휘 감독을 받는 상태에서 수사의 칼끝이 정부를 향할 수 있겠냐는 점을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승대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대통령의 재판이 계류된 상황에서, 공소청 수장 등을 계속 국무회의에 배석시키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특별한 현안이 있을 때 대통령이 판단해 청장 등을 배석시키는 것은 가능하지만, 국무위원인 양 상시 배석시키는 것은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국민의례를 마친 후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2026.11.3 © 뉴스1 허경 기자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 배석을 강경하게 주장하던 입장에서 다소 물러난 만큼 김 청장과 이 직무대행 등이 '국무회의 정례 배석보단 필요한 때에 자리하겠다'는 수준의 메시지로 논란을 불식시켜야 했단 지적도 제기된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 배석 문제와 관련해 농담 식으로 넘긴 상태에서, 김 청장도 '의제상 필요할 땐 국무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식으로 대처하는 게 적합했다고 본다"며 "국민이 보기에는 대통령 눈 밖에 나지 않으려는 충성 경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수청 내부에서도 김 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이 갓 출범한 조직의 신뢰도를 낮출 수 있다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중수청 수사관은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에 대해서 중수청 내부에서도 말이 많다"며 "중수청의 수사 대상엔 대통령과 국무위원들도 해당하는데, 청장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매주 참석하는 걸 보고 국민이 '수사가 공정하다'고 느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중수청장, 검찰총장의 국무회의 배석은 법적으론 가능하지만, 과거 정부에선 정치적 중립성 등을 고려해 배석하지 않는 게 관례였다. 지난 2000년부터 2025년까지 검찰총장이 국무회의에 배석한 사례는 전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외청들도 국무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한 이후, 지난 1월 구자현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유재성 당시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 수사기관장이 국무회의에 배석하기 시작했다.

앞서 김 청장은 국무회의 배석과 관련한 우려를 인식하고 있으며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참석 여부를 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청장은 지난달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국무회의 배석 논란과 관련해 "일부 국민들의 우려를 알고 있다"며 "행정안전부와 적절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현 직무대행은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무회의에 참석 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직무대행은 "지금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지만 단 한 차례도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 언급한 바도 없고 언급할 생각도 없다"며 "국무회의에 참석함으로써 공정성, 중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그런 말씀을 법무부를 통해서도 잘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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