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괴정동우체국 소속 윤은비 주무관. (사진=우정사업본부)
지난달 28일 부산괴정동우체국 금융 창구를 찾은 80대 여성 고객의 말에 윤은비 주무관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노인은 지인과 함께 우체국을 방문해 정기예금 1억원을 중도 해약한 뒤 동행한 지인의 계좌로 이체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액의 정기예금을 갑자기 해약하는 것이 의아했던 윤 주무관은 이유를 물었다. 노인은 동행한 지인이 1억원을 주면 남은 생애 동안 자신을 돌봐주고, 사후 장례와 묘지 관리까지 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 주무관이 보기에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노인이 제시한 유서는 작성자가 누구인지 불분명했고, 공증도 받지 않은 상태였다. 동행한 지인과 노인의 모습에서도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됐다.
윤 주무관은 고령자의 노후 불안을 악용해 거액을 가로채려는 사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자칫 평생 모은 재산을 한순간에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노인에게 고액을 인출할 경우 경찰에도 알려야 한다고 설명한 뒤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도착하기까지 상황은 순탄치 않았다. 함께 온 지인이 거세게 항의했지만 윤 주무관은 흔들리지 않았다. 고객의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그동안의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고 노인을 인계했다. 윤 주무관의 신속한 판단과 대응으로 1억원이 지인 계좌로 이체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이번 일은 금융 창구 직원의 세심한 관찰이 고령 고객의 재산을 지켜낸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단순히 고객의 요청대로 예금을 해약하는 대신 거래 배경을 확인하고 사기 가능성을 의심한 것이 피해 예방으로 이어졌다.
윤 주무관은 평소에도 노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사기 사례에 관심을 갖고 관련 수법을 살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도 예금 해약 사유와 동행인의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끝에 경찰 신고를 결정했다.
윤은비 주무관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 범죄가 연이어 발생해 간단한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고객의 소중한 재산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