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성범죄만 5번째” …日은 얼굴 공개, 우리는 왜 안 해?

사회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3일, PM 05:17



[이데일리 남소연 기자] 일본에서 미성년 여아를 상대로 한 성범죄 혐의로 여러 차례 체포됐던 20대 한국인 남성이 또다시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일본 현지 언론이 남성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한 가운데, 국내 언론과 달리 모자이크 없이 보도한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올해 7월 일본 간사이TV 보도 화면 캡처)
(사진=올해 7월 일본 간사이TV 보도 화면 캡처)
일본 마이니치방송(MBS)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효고현 경찰은 지난달 27일 한국인 남성 A(25)씨를 성폭행 등의 혐의로 재체포했다.

A씨는 지난 4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중학교 1학년 여학생에게 접근해 만남을 유도한 뒤, 당시 자신이 거주하던 오사카시의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범행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점은 A씨가 이전에도 아동을 상대로 한 성범죄 혐의로 여러 차례 체포됐다는 점이다.

A씨는 앞서 9~14세 여아를 상대로 한 성폭행 등 혐의로 네 차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까지 포함하면 다섯 번째 체포다.

지난 7월에는 나고야시의 한 노래방에서 중학교 3학년 여학생(당시 14세)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당시 그는 9세와 12세 여아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었다고 간사이TV는 지난 7월 보도했다.

특히 일본 현지 언론은 국내 언론과 달리 A씨의 실명과 나이를 공개한 데 이어 체포 당시 모습까지 별도의 모자이크 처리 없이 내보냈다.

이처럼 피의자의 신상 공개에 차이를 보이는 것은 한국과 일본의 서로 다른 보도 관행 때문이다.

3일 ‘YTN 뉴스퀘어 2PM’에 출연한 허주연 변호사는 “일본이 실명 보도를 원칙으로 해서 언론의 표현의 자유라든가 보도의 자유를 좀 더 폭넓게 보장하는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허 변호사는 지난 2023년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총리를 향해 폭발물을 던진 사건을 예로 들며 “일본은 피의자의 이름, 나이뿐만 아니라 종교라든가 가족관계 등 민감할 수 있는 개인정보까지 그대로 즉각 보도될 정도로 굉장히 보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내에서도 ‘범죄자의 인권을 지켜줘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서 최근에는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여전히 우리나라의 신상 공개에 관한 굉장히 엄격한 요건과는 다르다”고 부연했다.

우리나라 역시 과거에는 범죄 피의자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는 보도가 흔했다.

허 변호사는 “우리나라도 90년대까지 얼굴이나 이름을 보도로 공개했지만, 1998년에 대법원판결이 나오면서 익명 보도의 원칙이 세워진 이후로는 계속해서 (신상 공개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1998년 대법원판결은 국내 언론의 범죄 피의자 신상 보도에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판례로 꼽힌다.

이는 남편에게 위자료를 받기 위해 폭력배를 사주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가 무죄 판결 받은 여성이 자신의 실명과 얼굴 등을 공개한 언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었다.

대법원은 당시 범죄 사건 보도 자체에 공익성이 인정되더라도, 피의자의 실명이나 얼굴을 공개하는 것까지 반드시 공익에 부합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국내 언론에서는 범죄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익명으로 처리하되, 수사기관의 신상공개심의위 결정 이후 신상을 공개하는 보도 관행이 자리 잡았다.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기자협회가 제정한 인권보도준칙에도 수사나 재판 중인 피의자 등의 신상정보를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해당 준칙은 법률이 아닌 언론계의 자율적인 기준으로, 피의자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는 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달리 일본은 언론사가 사건의 공익성과 보도 필요성 등을 판단해 피의자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흔하다.

한편, A씨는 현재 경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손정혜 변호사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번에 체포된 사건은 증거가 명확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어떻게 기소 중인 사람이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했는지 정말 알 수가 없다”며 “재범 우려가 굉장히 높고 심리 분석을 통해 소아 기호증이나 성적인 잘못된 의식이 있는지도 평가받아야 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SNS를 통해 다른 미성년자와 연락했는지를 확인해야 되는 것 같다”며 “한국인이라는 것을 굉장히 부끄럽게 하는데, 다수의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를 저지르는 점에 있어서는 매우 중형이 예상될 수밖에 없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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